계시받은 단독성의 아름다움

윤리와 무한 읽기(4), 레비나스 강독, 12월 18일

by 김요섭


네모 : 선생님은 뒤르켐의 사회학적 사유와 베르그송의 완전히 철학적인 사유를 동일 선상에 놓으시는 것입니까?


레비나스 : 뒤르켐에게는 사회적인 것이 정신적인 것의 질서 자체라는 생각, 동물과 인간의 정신 현상 너머에 있는 새로운 줄거리 구성, 그리고 개인의 삶에서 정신의 차원을 열어 주는 활력으로 정의되는 집단적 표상이라는 구상이 있었습니다. 바로 그 차원에서만 개인이 인정되고 해방되는 데 이른다는 것이죠. 어떤 점에서는 뒤르켐에게는 존재의 차원들에 관한 이론, 이런 차원들이 서로에게로 환원될 수 없다는 환원 불가능성에 대한 이론이 있습니다.



1.

뒤르켐의 '사회적 사실'은 전통적 연대감이 사라진 근대 사회를 위한 통합의 개념이다. 그것은 개별자의 주관성을 넘어서며 외재한다고 보았다. '언어, 집단의식, 종교' 등의 사회적 사실은 '바깥에서' 개별자의 의식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뒤르켐의 사유로부터, 레비나스는 주체성을 넘어서는 가능성을 보았다. 그의 초월은 바깥에서 온 진리이자 타자성이기에 뒤르켐의 사유와 맞닿는 것이다.


2.

'존재들의 차원이 서로에게 환원될 수 없다'는 뒤르켐의 사유는 레비나스적 단독성과 관련된다. 레비나스에게 고유한 것은 '계시받은 자'로서의 단독성과 다르지 않다. 유한한 존재이며 갇힐 수밖에 없는 미천한 이에게 어느 순간, 아름다움의 구원은 도래한다. 그분에게 선택되어 무한의 언어가 흘러든 존재만이 단독적인 존재로 거듭난다. 이 축복은 오직 그에게만 주어진 것이기에, 단 하나의 고유함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3.

절대적 타자로부터 계시는 누구에게도 양도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그는 누구보다 특별하다. 어떠한 유한의 언어로도 환원 불가능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 선택된 삶은 이전과 완전히 다른 삶의 형식을 띤다. 자신의 과업이 시스템과 배치될 때는 죽음마저 불사하는 강도까지 이른다.


그의 지속과 기다림의 시간 가운데, 어느 순간 절대적 타자는 도래한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감내한 이에게 아름다움의 휘장은 축복처럼 내려온다. 온몸을 휘감은 그분의 은총은 유한자를 둘러싼 모든 불가능의 속박을 사라지게 한다. 그는 오직 무한의 언어로, 존재의 충만함, 완전한 아름다움, 지극한 사랑에 다가선다. 신성을 띤 얼굴은 광채로 빛난다. 오직 그분만을 경배하기 위해 무릎을 꿇고, 고개를 든다. 찬양하고 또 찬미하기를 그칠 수 없다. 왕의 위엄과 신성, 무한한 그곳을 향한 진정성은 오직 그분을 향하며, 또 향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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