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질문, 톨스토이] 인문적 읽기 / 언어화할 수 없는 타자
질문의 힘
소년은 연줄을 잡은 손을 놓지 않습니다. 작은 손에서 이어진 줄은 하늘 높이 빨간 연으로 이어집니다. 질문하며 답을 찾고자 열망하는 소년의 연약한 줄은 하늘에 닿아 있습니다.
그림책을 거꾸로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하늘을 넓은 우물이라고 말입니다. 소년의 빨간 연을 두레박이라고 상상하면 어떨까요? 광활한 진리의 우물에서 한 바가지의 진실을 퍼올리는 모습이라고 은유적으로 해석하면 어떨까요?
소년이 원하는 답은 하늘 높이 있기에 지금은 알 수 없습니다. 그는 개의치 않고 빨간 연을 띄웁니다. 진리를 알고자 하는 욕망처럼 연은 유독 빨갛습니다. 바스락거리는 연이지만 계속 하늘로 향한다면 진리의 파편이라도 닿지 않을까요? 비록 드넓은 호수에서 한 바가지씩 물을 긷지만 포기하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철학함
철학함도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왜냐하면 인문학은 진리를 추구하는 일을 계속하는 과정에 가까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결코 끝이 있을 수도 없고, 유한한 인간의 조건 때문에 계속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야 하는 일임은 분명합니다. 하늘을 향해 날린 연처럼 결코 닿을 수 없는 것에 닿고자 하는 과정인 것이지요.
포기하지 않고 연을 움켜쥐고 있는 소년은 그림책의 말미에 질문의 답을 찾아내지요. 그가 답을 찾은 것이 상징하는 것은 무엇보다 '불가능의 가능성'에 도전하는 그의 자세일 것입니다.
'계속해야 한다. 계속할 수 없지만, 계속할 것이다.' - 사무엘 베케트
이제 소년의 질문과 함께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