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인간」모리스 블랑쇼 읽기(33)
1.
'작은 독방'은 무한을 향한 장소이다. 오직 우리에게만 열린, 텅 빈 하늘.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순간'이자, 서로의 몸짓이 사건이 되는 그곳. '다른 어떤 것보다 더 은밀한' 장소는 죽음과 맞닿아 있다. '그녀의 몸'을 박제한 새하얀 '직립 석관'의 형태. '꼿꼿이 서 있음'은 죽음 안에서 자신을 지탱하는 몰락이다. '아나스타시스', 자신 안에 절대적 타자의 '들어올림'. 동일성의 회귀를 멈추게 하는 '조용한 관리인'이다.
2.
'가벼움'은 심연과 마주친 사랑의 달콤함이다. 그녀를 향해 침투한 타자는 나를 고립시킴으로써, 또 다른 나를 환대한다. 주체의 '성취'가 아닌, 알 수 없는 신비를 겪어낸 수동성의 존재로만 가능한. '이상한 가벼움'은 존재의 허기를 부수고 순식간에 들어온다. 우리의 연약함을 가장 강함으로 만드는 '이중적 진실'.
'그들의 상냥함'은 가장 낮음과 지극히 높음이 끝없이 변용되는 출구 없는 공허. '확신할 수 없는 지점'에서 시작된 '위태로움'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으로부터 영원히 멀어지는 일이다. 사방으로 열린 독방은 서로를 '보호하는 문'. 단 한 번의 존재 사건은 '빈 우주의 압박' 속에 '사라지는 시간'이다.
그녀는 다음과 같은 이유를 찾아냈다. 그것은 이미지와도 같은 것인데, 우리는 거기서 나쁜 상태로 있을 수밖에 없을 거라고 했다. 그러므로 거기에는 그녀도 마찬가지로 확신할 수 없는 지점들이 존재하고, 그녀는 거기서 자신으로부터 멀어지는 위태로움을 느꼈다. 좀 더 멀리 가 보면 어땠을까? 자유로운 국가들이 늘어선 그곳, 더 이상 원환도 없고, 길, 집들이 가을 안갯속에 흩어져 버리는 곳, 어둠이 피곤한 낮을 닮은 곳, 마을, 산, 바다가 되어 버린 지평 너머 더 먼 곳으로.
나는 때때로 그가 그녀에게 보여 준 모습이 그녀가 간직하는 비밀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가 그녀를 만나는 곳은 피아노 옆의 구석인데, 그곳은 단지 추억의 영역이나 이미지들의 체류지가 아니라, 견고한 섬이나 작은 독방에 가까운 곳이었다. 사라지는 시간과 빈 우주의 거대한 압박을 피해 도망치기에는 꽤 좁고 폐쇄된. 그것이 곧 그들의 만남을 너무나 불안해 보이게 했다.
다른 어떤 것보다도 더 은밀함.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순간 속으로 파묻혀 버린 것처럼, 오로지 그들에게만 고유한. 그것은 격벽 상부가 그녀 자신의 생애인 일종의 직립 석관과도 같은 곳이었다. 나는 거기서 그녀의 몸이 생생한 입체감으로 조각된 것을 보았고 그것은 우리의 생명을 우리 자신에게로 밀어 넣는 위험한 움직임을 멈추게 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거기에 있었다. 마치 조용한 관리인처럼.
밤새워 공허를 감시하면서. 출구들을 철저히 차단하며, 그의 연약함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고, 우리의 힘으로부터 그를 보호하는 문을, 돌로 된 아름다운 문을 닫으면서. 관리인인 너는 누구를 보호하는가? 너는 밤새워 누구를 보살피는가? 누가 너를 그 장소에 세워 놓았는가? 하지만 나는 이에 대해 고백할 것이 있다. 내가 그들을 봤을 때 충격적이었던 건, 그들의 상냥함이 유치한 이중적 진실이라고 불려야 마땅하다는 것이었다.
아마도 우리에게서 그들을 고립시키는 것은 바로 이 가벼움일 것이다. 즉, 이 가벼움은 그녀가 본래 가지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에게 받은 것이었다. 나는 그걸 아무런 쓰라림도 없이 지켜보았지만, 그가 그녀를 유혹하고 자신을 그녀에게 연결시킬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바로 그 점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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