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sn't fair. It's just fairer than death, that's all. _William Goldman
1.
삶의 부조리라는 고통스러운 무게를 짊어진 실존. 존재의 방황은 그 어딘가를 향한, 갖은 헤매임의 흔적이다.
그러나 동일성의 장소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회귀적 모험은 그를 바깥으로 데려가지 않는다. '죽음'을 만나며 결정적 변화를 맞는, 방황하는 인간. 스크루지 영감의 극단적 변용처럼, 절대적 타자 앞에 선 존재는 극적인 회심의 순간을 맞는다. 느닷없는 시간, 오히려 해소되는 불평등한 삶의 아이러니. '삶의 공평'함을 되찾게 하는 메멘토 모리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절대적 평등의 시간이 아니기에.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건 앞에서, 오히려 공평하게 만드는 '죽음'은 생성될 뿐이다.
2.
인간이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존재 사건. 그러나 자신을 내려놓고, 또 다른 의미에서 '작은 죽음'을 경험할 때. 죽음은 삭제되거나 무의미한 삶의 과정으로 치부될 수 없다. 절대적 부정성을 통해 성장하고, 다시 배우는 과정체로서 인간. 오직 죽음을 앞질러 본 존재만이 극적인 변신을 경험할 수 있다. 이해할 수 없음에 다가가고, 막막함을 가슴에 품는 또 다른 주체성의 발견. 어쩌면 불확실성에 다가가는 것만이 불가능안에 머무르는 어떤 가능성이 아닐까. 비로소 절대적 타자의 갑작스러운 도착에도 가질 수 있는, 어떤 담담함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