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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요섭 Sep 14. 2023

아름다움을 위한 야릇한 아름다움

오늘의 한 문장 읽기, 명언 비평(26)


"어느 정도의 야릇함이 없는 대단한 미(美)란 없다."_프랜시스 베이컨

There is no excellent beauty that hath not some strangeness in the proportion.

_Sir Francis Bacon


1.

  'Mummia brown'에는 죽음이 묻어 있다. 수천년된 미라의 살과 뼈가 녹아있는 기이한 색깔. 도저히 인공적으로 만들어 낼 수 없는 시간성은 설명되지 않는 신비와 맞닿아 있다. 어떤 '야릇함'이 숨겨져 있는 계속된 멀어짐. 벗겨질 수 없는 절대적 낯섦은 인식하려는 자에게 드러나는 것을 다시 감춘다. 불투명하기에 전체성으로부터 벗어나는. 아름다움의 날개에 감추인 짙은 어둠은 오직 아름다움을 향한 것이다.


2.

  '어느 정도'를 벗어난 아름다움은 또 다른 의미로 매력을 잃는다. 인식하는 자에게 어떠한 힌트도 줄 수 없는. 절대적 미는 유한자에게 어떤 감흥도 주지 못한다. 계속해서 물러나되 어둠사이로 텅 빈 흔적을 따라갈 수 있어야 하는. '대단한' 아름다움은 그의 이해를 벗어나 있으며, 동시에 인식의 끝단에서 포획되는 야릇함이다. 가득 차 있으며 텅 비어있을 뿐인 이상한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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