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반하며 융기하는 기묘한 바깥

「팡세」 블레즈 파스칼 읽기(1)

by 김요섭



1.

"우리의 모든 이성적 사고는 결국 감정에 굴복하는 것으로 귀착된다."

내 안에서 구축된 견고한 체계와 질서. 감정은 시스템 안에서 나를 위반하며 융기한다. 나 아닌 나를 요청하는 그것. 이는 새로운 질서를 향한 해체일 수도. 아니면 전적인 무로 돌아가는 과정일 수도 있다.


2.

"자연스러운 문체를 대할 때 사람들은 크게 놀라고 기뻐한다. 한 작가를 만나리라 기대했는데 뜻밖에도 한 인간을 만나는 것이다."

한 작가의 기교는 그 인간의 함량을 뛰어넘지 못한다. 위대한 인간은 자신이 아닌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지금도 계속되어가는 존재. 누군가에 의해 발견된 자연스러운 문체는 작가로 고정시킬 수 없는 바깥을 품고 있다. 그 언저리 어딘가, 숨길 수 없는 기묘한 비밀.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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