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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요섭 Jan 24. 2024

기이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낯선 배치

「팡세」 블레즈 파스칼 읽기(2)



1.

"내가 어떤 새로운 것도 말하지 않았다고 말하지 말라. 소재들의 배열이 새로운 것이다."

  이미 주어져 있는 주제. 작가는 새로울 것 없는 언어 사이의 빈틈을 엿본다. 오직 지속하는 열정으로만 가능한. 어떤 아름다움은 계속할 수 없음에도 계속하는 단단함이 발견할 뿐이다. 기이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단 하나의 낯선 배치.


2.

"그런데 사람들은 모든 것을 보지 못하는 것에는 화를 내지 않지만, 틀렸다는 말은 듣기 싫어한다."

  모든 것을 보는 일은 신성과의 합일의 순간이다. 당신을 완결된 존재로 회복시키는 지극한 아름다움. 그러나 이를 도저히 알 길 없는 그들은 감각할 수 없기에 화를 내지 않는다. 다만 그 순간이 있다고 인지시킬 때, 자신의 무지를 결코 납득하지 못할 뿐이다.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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