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요섭 Mar 29. 2023

그곳에 머물 때에만 가능한, 진정한 삶의 이해

블라디미르 장켈레비치,「죽음에 대하여」 읽기(8)



1.

 '존재했다'는 사실, '단순한 신비' 안에 텅 비어 있는 가득 참. 우리가 '의지'할 마지막 '메시지'는 없지 않음으로 남았다.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비의미(non-sense)'. 전언철회의 형식으로 발화하는 음성은 그도 모르는 몫을 선물하며, 동시에 빼앗아간다. 완성의 순간, 사그라지는 극단적 '생의 힘과 강도'. '불꽃'놀이는 오직 '죽음'이 '제공'할 수 있는 아이러니한 가능성이다.


2.

 유한하기에 강렬할 수 있는. '삶의 열정'과 '영원'은 결코 동시에 획득될 수 없는 진실이다. 우리에게 유일하게 남아있는 '선택지'. '사랑' 안에서 '나누는 삶'을 살아갈 것인지, 아니면 '삶'이라고 말할 수 없는 '영속적 죽음'의 일부로 남을 것인지. '무한정한 존재'는 도저히 알 수 없는, 그곳에 머물 때에만 가능한 진정한 '삶'의 이해이다. 생을 상실할 때마저 없지 않은, 어슴푸레한 어떤. '아모르파티'는 텅 빈 그곳에 간직되는 희미한 여분 같은 것은 아닐까.   


(45~47p)

매거진의 이전글 오직 당신만을 그곳으로 초청하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