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테리아의 침투', 심하게 '물질'화된 육체는 극단적 사태로 내몰린다. '경멸의 교수대'에 끌려 오르는 '참담한 불행'. 쇠락한 몸은 발가벗겨진 채로, 수치의 대상이 된다. 용서받지 못한 '물질화'는 '악의적 농담'의 소재일 뿐. 피할 수 없는 당신의 곤궁은 결코 부정되지 않는다. 돌이킬 수 없는 '질(質)'로 바뀐, 젊음의 '양(量)'. 어떤 '인정'은 결코 '본래적' 실존에 가닿지 못한다.
2.
몸을 통해 '늙어가며', 몸을 '적대시'하는 노화. 더는 나 같지 않은 육체는 늙어감이라는 시간성 안에 머문다. '변증법적 격변' 속에 패퇴한 시간의 덩어리. 이상한 아이러니는 서늘한 몸과 함께 비로소 자신이었음을 깨닫는다. '그밖에 아무것도 아닌', 부재를 마주하는 상반된 '비유'. 텅 빈 목소리는 타자를 환대하는 역설 가운데 머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