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랑 바르트,「텍스트의 즐거움」 읽기(6)
1.
'사이 텍스트(enter-texte)'의 낯선 횡단. 어떤 기원으로도 묶을 수 없는 '상호 텍스트'는 인용부호가 없는 인용이다. 일원론적인 담론으로 회수될 수 없는 복수적 단수성. '의미의 분산'을 요청하는 '계보학적 연루'는 아버지의 이름 없이도 읽힌다. 견고한 법칙들을 찌르며, '작품의 은유' 바깥에 있는 '텍스트의 은유'. 상호텍스트성은, 저자를 단지 '손님'으로 초청할 뿐이다. 파괴된 '유산'을 확인하는, 소유될 수 없는 자식성 안의 유희.
2.
'사이 텍스트' 안의 저자는 '특권적, 가부장적'일 수 없다. '종이 위에 써진 나'로 변용되는, 텅 빈 주체. 서늘함을 견디는 '필사자(scripteur)'는, 텍스트를 지배했던 과거와 단절한다. '허구적 기원'이 아닌, 작품에 '협력하는' 허구로 남는 존재. 그의 지속은 어떠한 종말적 구원도, 영광도 없이 내던져진다. 그곳의 열림에 참여했던, 그저 타버리고 말 종이에 씌어진 이름. 오직 그것밖에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는 열정의 흔적만이 서늘하게 남았다.
(43~44p) 작품에서 텍스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