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안에 있는, 지울 수 없는 차이

모리스 블랑쇼,「기다림, 망각」 읽기(31)

by 김요섭



1.

'요구의 빈 곳'과 '전체의 붕괴'. 곡선의 시간에 우회된 움직임은 기다림에 응답한다. 간직된 '목소리'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한, 독특한 기다림. 지시된 곳은 '표현되지 않은 것의 거부와 매혹'이 동시에 머문다. '무차별적인(indifferente)' 기다림 안에 있는, 지울 수 없는 '차이(difference)'. '기다림의 부동성'은 어떠한 움직임보다 유동하며, 당신을 향해 멈춰있다.


2.

시원적 상태로 돌아가게 하는 움직임. 그것은 멀어져 가며 '알려주지 않은 이야기'를 선물한다. 오직 죽음에 빗대서만 납득할 수 있는 서늘한 서사. '우회에 따라 현시'되는 텅 빈 장소는 '봄'과 '말함' 사이에 머문다. 모든 것을 잠재태로 되돌리는 '기다림 안의 기다림'. 기이한 흔적은 서로에게 향하는 '망각에 따라' 이야기를 엮어낼 뿐이다. '비밀 가운데 드러나며', 원할 수 있는 것은 무엇도 없는.

(114~11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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