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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요섭 Jul 09. 2024

우리가 짊어질 수밖에 없는 징벌

「목신의 오후」 스테판 말라르메 읽기(4)



오 반드시 오고야 말 징벌.....

아니다, 하지만, 언어가 없는 나의 영혼과 이 무거워진 육체는 정오의 사나운 침묵에 결국은 굴복한다. 이제 그만, 불경한 생각을 잊은 채, 목마른 모래 위에 누워 잠들어야 한다. 아, 포도주의 효험을 가진 별을 향해 입을 벌리는 건 얼마나 좋은가!


  우리가 짊어질 수밖에 없는 장래. 힘없는 불꽃은 사나운 침묵을 예고한다. 시시각각 늘어지는 초점 없는 그림자. 지친 몸은 목마른 대지에 몸을 누인다. 시작된 곳이자, 다시 돌아갈 그 어딘가. 메멘토 모리는 자신과 이격됨 없는 시간에 다시 한번 재생을 꿈꾼다. 춤추는 별을 기다리며, 비로소 현현하는. '오 성스러운 짐의 사나운 희열이여.' 


(3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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