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칼 키냐르의 수사학」 파스칼 키냐르 읽기(2)
'낱말을 고르는 일은 선택과 선출로 이루어진다. 작가란 제 언어를 선택하고, 그 언어에 지배당하지 않는 자다. 그는 어린아이와 정반대다. 자신을 지배하는 것에 구걸하지 않고, 그것에서 해방되려고 힘쓴다. 그의 입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숭배가 된다. 그는 말하는 신에 가까워진다.'
언어로 언어 너머를 향하는. 작가의 욕망은 결코 문자에 지배당하지 않는다. 오직 언어 안에서 외밀성을 갖는 이상한 열정. 그는 지금 여기 있으나, 무한히 바깥으로 솟아난다. '말하는 신'에 가까워지는 기이한 무소부재. 매일의 과업 안에 샘솟는 생의 충동은 끝없는 전투를 마다하지 않는다. '문자들 틈에서 부단히 솟아나는' 이미지를 사랑하기에 가능한 존재사건.
(19~20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