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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요섭 Aug 22. 2024

그저 가리킬 뿐인, 열린 언어의 예술

「파스칼 키냐르의 수사학」 파스칼 키냐르 읽기(1)



'수사학자는 절대 논증하지 않는다. 그저 가리킬 뿐인데, 그가 가리키는 건 열린 창문이다. 그는 언어가 창문을 연다는 사실을 안다. 밤이 낮을 주듯이 말은 각 시대에 제 빛을 주기 때문이다.'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우리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호명할 수 없다. 논증할 수도 없고, 분석할 수도 없는 어떤 이미지. 자연의 물체들 자체가 도식이고 이미지들이기에, 오직 '마법의 결찰(結紮)'로만 전체를 보듬을 수 있을 뿐이다. 그저 가리킬 뿐인, 열린 언어의 예술. 언어의 불가능성은 시(詩)에서 가능성을 찾는다. 말에 빛을 주는 낯선 형식으로 밤의 창문을 여는.


(17~1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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