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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요섭 Aug 25. 2024

기이한 동요와 두려움 사이로 던져진 은유의 언어

「파스칼 키냐르의 수사학」 파스칼 키냐르 읽기(4)



'그는 자신이 느끼는 두려움을 이미지로 떠올리려 애쓰며 그것을 멀리하고, 거기서 벗어날 희망을 품는다. 언어는 파토스다. (중략) 언어에 힘입은 이 이동은 무거운 짐을 어깨에 진 사람이 오른쪽 어깨에서 왼쪽 어깨로 짐을 옮기는 일과 유사해서, 그 변화는 경감처럼 보인다. 메타포는 치유하는 게 아니라 짐을 덜어준다. 그것은 경감이다. 그리고 이미 재탄생이다.'


  우리의 숨겨진 불안, 기이한 동요(動搖)와 두려움 사이. 중력의 악령으로부터 벗어나는 일은 어떤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한 이미지를 다른 이미지를 향해 이동시키는 은유의 언어. '언어의 파토스'를 힘입은 사건은 비로소 아름다움의 날개를 펼친다. 우리를 부드럽게 감싸안는 미적 형식의 메타포. 치유의 기적이 없는 손길은 이미지를 환대하며 그 잠재력을 꿰뚫어 본다. 도무지 빠져나올 수 없는 미로 안에서도 '벗어날 희망'을 품게 하는.


(37~3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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