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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를 수 없는, 그 이름

「신 정의 사랑 아름다움」 장 뤽 낭시 읽기(5)

by 김요섭



'우리가 법이 법 자체로 언제나 정당하지 않다고 이해한다면, 정당한 것 그 자체에 대해, 진정한 정당함에 대해, 기관으로서의 정의가 아닌 이념으로서 또는 이상으로서의 정의에 대한 개념이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법을 넘어서는 정의에 대한 개념을 가져야 합니다. 아마 정의를 위한 법이 있을 수 없다고 하더라도 법 안에 갇힐 수 없는, 즉 모든 법을 넘어서는 정의의 개념을 세워야 합니다.' (72~73p)



우리는 사랑을 넘어서는 사랑에 대한 개념을 가져야 합니다. '좋아요' 수준으로 환원될 수 없는, 모든 언어가 은폐하고 있는. 그것을 호명하고 소비함으로써 소진시키는, 천박함을 넘어서서 사유해야 하죠. 결국 그 수준은 '테트라그라마톤' 즉 부를 수 없는 그 이름으로 남을 수밖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어떤 무한의 형태, 도무지 이곳으로 끌려내려올 수 없는. 그 무엇이 결코 없지 않은 형태는, 단지 여기를 위한 법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개념으로 포획될 수 없는 물선 개념. 진정한 정의의 존재 형식은 기이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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