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그도 모르는 몫을 선물하는 일

「신 정의 사랑 아름다움」 장 뤽 낭시 읽기(7)

by 김요섭



'정의란 타인과의 관계 안에서만 존재합니다. 그러므로 자신만의 고유한 정의를 행한다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유일한 사람이라는 의미에서는 우리들 각자가 전적으로 특별하다는 인식을 가질 권리가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합니다.' (81p)


평등과 단독성의 기묘한 합일. 유일무이함이 우리라는 전체와 하나가 되는 일은 오직 정의의 이름으로 가능합니다. 각자의 개별성은 타자와의 거리에서 감각되는 것이기에. 단 하나의 고유성은 전체와 떨어져 있더라도, 결코 분리될 수 없는 것이지요. 그러나, '각자에게 전적으로 정당함'은 우리 안에 여전히 남아있기 마련입니다. 그것은 각자 되어가는 존재이며, 항상 '새롭게 발견'될 여분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죠. 결국 진정한 정의는 '제약을 갖지 않는 인정'. 각자에게 그도 모르는 몫을 선물하는 일 말고,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무한한 열림으로 가능한, 함께(ave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