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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파 유미경 Apr 30. 2020

된장의 면역력, 어느 정도일까?

한 번을 먹어도 전통된장입니다.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질병엔 특효약이 없다. 그러므로 병을 이기는 힘은 제 몸의 면역력에서 찾아야 한다"는 말은 이제 상식이 되었다. 같은 바이러스 질병으로 몇 년 전, 사스와 메르스가 창궐했을 때만 해도 면역강화식품으로 된장이 거론되곤 했는데 이번 코로나 19엔 조용한 편이다. 아는 사람은 다 알아서 먹고 있겠지만 상황이 심각한 만큼 된장의 면역력을 되짚어 보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시중에 자주 소개되고 있는 면역강화식품으로는 홍삼, 감초, 양파, 버섯, 마늘, 브로콜리 등이 있다. 어떤 전문가는 특별히 비타민 섭취를 강조하기도 한다. 우리 몸이 원하는 영양소는 수십 종인데 한 두 가지 엘리트 식품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활발한 면역작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세포의 구성성분이자 항체와 호르몬을 만드는 단백질과 장 건강을 위한 발효식품의 섭취가 필수적이다. 바로 여기에 된장의 역할이 있다. 된장은 단백질이 풍부한 콩 발효식품이다.     


우리 몸에서 면역작용을 담당하는 면역계는 어떤 외부 침입자도 신속히 포식하는 대식세포, 항체를 생성하는 B세포, B세포와 대식세포가 상호작용하면서 사이토카인이란 호르몬을 분비하는 T세포, 비정상적인 모든 세포를 파괴하는 NK세포(자연살해세포)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된장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는 1990년 중반부터 이루어졌다. 어떤 교수팀은 된장에서의 발암 안전성과 항암 기능성 연구를 하였고 어떤 연구팀은 전통된장에서 항체 생성 증가 물질을 발견하기도 하였다.      

2009년 부산대 박건영 교수팀은 된장의 항암, 항산화, 항혈전효과, 항바이러스에 대한 실험을 했다. 된장의 추출물이 특이적으로 면역증강물질인 B임파구의 증식을 증가시키고 사이토카인 생성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밝혀내었다. 특이한 것은 이러한 면역조절효과는 삶은 콩에서는 발견되지 않고 된장에서만 발견된다는 것이다. 이는 ‘다양한 미생물의 작용에 따른 발효산물’ 때문이라고 하였다.     


여러 된장을 비교한 자료를 보면, "면역조절효과는 전통된장이 공장된장보다 4배나 많았고, 일본된장(미소)보다는 10배나 많았다." 놀라운 것은 전통된장의 경우 "100℃에서 30분 가열 처리해도 안정하였다"는 부분이다. 펄펄 끓은 된장찌개를 먹어도 그 효과 차이가 크지 않다고 하니 매우 안심이 된다. 

     

가만히 보면 우리가 먹는 된장엔 큰 차이가 있다. 몇 개월만 발효시킨 된장도 있고, 수년간 숙성시킨 된장도 있다. 된장이 가장 맛있고(아미노산 함량) 가장 효능이 좋을 때는(항산화작용) 2~3년 숙성했을 때이다. 암세포를 투여한 후 쥐 실험 결과를 보면 3개월 발효시킨 된장보다 2년간 숙성한 된장은 3배 가까이 암세포의 확산을 막아냈다. 오래 묵은 장맛이 제대로 그 진가를 발휘하는 것이다.   


된장찌개 또는 청국장찌개 중에서 고르는 일이 쉽지 않을 때가 있다. 건강만 생각한다면 무조건 된장찌개다. 된장의 면역작용은 청국장의 3배 정도 강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입에 착착 감기는 청국장찌개를 포기하지는 말자. 청국장을 8주간 섭취하게 했을 때, NK세포 활성은 52.3% 증가했다는 실험도 있으니까.

  

우리 민족이 된장을 먹어온 역사는 수천 년이다. 그 세월만큼 된장의 효능은 충분히 검증되어왔다. 만약 오늘 한 끼의 식사만 허락된다면, 주저 없이 된장찌개를 선택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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