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일에도 마음이 흔들릴 때

by 정미옥

얼마 전 리더스 클럽 소설 소모임에서 한 분이 말했다. “나이 들수록, 참 사소한 일에도 서운해져요.” 그때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연륜도 깊고, 삶의 결이 단단해 보이던 분이 왜 그런 감정을 느낄까. 나는 안 그럴 것 같았다.


그런데 오늘, 그 말이 내 마음을 툭 건드렸다.

사무실에서 별일 아닌 일에 감정이 상했다.

내가 못나서 그런 걸까. 별것 아닌 일이라며 털어버리려 했지만, ‘배려받지 못했다’는 생각이 자꾸 맴돌았다. 결국 눈시울이 붉어졌다.


상처되는 말을 들었을 때 그냥 웃어넘기고 싶은데 쉽지 않다. 나이 든 사람이 화를 낼 수도 없고, 그저 마음으로 삭일 뿐이다. 과장님이라면 분명히 그 자리에서 딱 짚어줬을 텐데, 나는 늘 그렇게까지 하지 못한다. 정색하고, 내 감정을 단정하게 표현하는게 여전히 어렵다.


그렇게 하루를 보냈다. 기분이 가라앉은 채 퇴근했는데 남편이 고구마 치즈롤 돈가스를 사줬다. 바삭한 튀김 속에 고구마, 치즈, 깻잎이 어우러져 있었다.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재료들이 의외로 잘 어울려 놀랐다.


삶도 그렇다. 어울리지 않는 감정들이, 서운함과 이해, 원망과 다정함이 뒤섞여 묘하게 어우러지며 흘러간다. 아마 나이 든다는 건, 그 복잡한 감정들을 조용히 안아주는 법을 배워가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