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까지는 겨울답지 않게 따뜻했다.
그런데 연초가 되자 공기가 단번에 차가워졌다.
겨울은 결국 겨울인가 보다.
직장 담 너머로 나무들이 보인다.
잎을 모두 떨군 채, 가지들만 앙상하다.
그 끝에 바싹 마른 잎 하나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언제까지 저렇게 버틸 수 있을까.
수분기 하나 없는 잎을 생명이라 불러도 될지, 잠시 생각하게 된다.
사무실 한쪽에는 손바닥만 한 화분 포트 세 개가 있다.
작년에 큰 화분을 사고 덤으로 딸려온 묘목들이다.
물은 줬지만 분갈이는 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은 크지 못한 채, 여전히 포트 안에 머물러 있다.
오랜만에 눈길을 주었다.
하나는 비교적 싱싱했고, 하나는 잎의 반이 말라 있었다.
나머지 하나는 수분이 다 빠져 있었지만 아직 바스러지지는 않았다.
옆에 있던 로즈마리는 손만 대도 바스락거리며 잎을 떨궜다.
다들 바쁘다는 이유로, 화분은 늘 뒷전이었다.
어제 화분 세 개에 물을 충분히 주었다.
오늘 출근해 보니 반쯤 시들었던 화분에서 작은 변화가 보였다.
잎이 아주 조금, 다시 살아나는 듯했다.
오늘도 틈만 나면 화분을 개수대에 올려두고 물을 주었다.
로즈마리도 함께.
아픈 사람이 영양제로 수액을 맞듯
바짝 마른 묘목과 로즈마리도 지금은 그게 필요해 보였다.
며칠만이라도 정성을 들여볼 생각이다.
내일은 출근하면 이 아이들의 이름부터 찾아볼 참이다.
계절이 순환하니 나무가 잎을 떨구는 것도,
물 없이 화분이 마르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인생도 그렇다.
나이가 들고, 힘들어지고, 병드는 일 역시 피할 수 없다.
그 뻔하고 당연한 흐름 속에서도
잠시 향기를 불어넣고, 숨을 불어넣는 일이 있다면
오늘 하루는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그래서 오늘은,
물을 주는 쪽으로 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