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 7

by 정미옥

『미키7』은 복제 인간의 정체성을 묻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인간이 어떻게 도구로 취급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소설이다. 미키는 익스펜더블이라는 역할을 맡아 반복적으로 죽고 다시 출력되며, 그 과정에서 그의 죽음은 점점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절차로 취급된다. 죽음이 반복될수록 미키의 존재는 가벼워지고, 그는 기억이 이어진다는 이유로 같은 사람으로 불리지만 정작 인간으로 존중받지는 못한다. 미키가 죽음을 두려워한다는 설정은 단순한 생존 본능이 아니라, 언제든 대체 가능한 존재로 지워질 수 있다는 불안에서 비롯된 존재의 공포를 드러낸다. 베르토의 말처럼 미키는 ‘그런 일을 하도록 뽑힌 사람’으로 규정되며, 인간은 역할과 효율에 의해 쉽게 도구화된다. 그러나 소설 후반부에서 미키7은 크리퍼와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사령관 마셜과 협상에 나선다. 이 장면은 미키가 더 이상 소모되는 도구가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말할 수 있는 인간으로 자신의 존재를 회복하는 순간을 의미한다. 결국 『미키7』은 미키가 같은 사람인가 다른 사람인가를 따지는 이야기라기보다, 인간을 도구로 취급하는 사회 속에서 한 사람이 어떻게 다시 인간으로 서게 되는가를 묻는 소설이라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