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근무지에서 함께 일하던 직원이 올해 1월 1일자로 퇴직했다. 7년의 공직 생활을 마치고, 새로운 이정표를 향해 첫발을 내디뎠다. 만 서른이라는 나이는 스무 살에 비하면 적지 않지만,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에는 오히려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좋은 시기다. 오십 대 중반에 접어든 지금의 나로서는, 서른은 결코 늦은 나이가 아니다.
꿈을 찾기 위해 안정된 직장을 내려놓는 데에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꿈이란 결국,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나에게 무엇이 중요한지를 끊임없이 묻고 사유할 때 비로소 얻을 수 있는 답일 것이다. 그 친구의 선택이 2년 뒤에는 아름다운 결실로 이어지길 진심으로 바란다.
요즘은 결혼 적령기가 점점 늦어지고, 결혼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의 영향인지, 시대의 흐름인지 모르겠지만 1인 가구는 크게 늘었다. 1990년대 후반만 해도 결혼하지 않으면 “왜 아직 결혼 안 하냐”는 말이 인사처럼 따라왔다. 사회적 시선이 중요했던 시절이었다. 대학 졸업, 취업, 결혼으로 이어지는 삶의 순서가 정해진 인생 경로처럼 여겨졌고, 그 흐름에서 벗어나면 어딘가 부족한 사람처럼 보이던 분위기였다.
나 또한 시류에 몸을 맡긴 채 결혼할 나이가 되니 결혼했고, 결혼하니 아이를 낳고 그렇게 살아왔다. 그 과정 속에서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을 깊이 해본 적은 없었다. 정신없이 흘러온 시간이었다.
다시 청춘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할까. 아마 많은 이들이 비슷하지 않을까.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해보고 싶다. 더 배우고, 더 읽고, 더 여행하며 다양한 경험 속에서 인생을 좀 더 깊이 있게 살아보고 싶다. 아쉬움이 남는다. 만약 다시 선택할 수 있다면, 결혼이 아닌 나 자신이 원하는 일에 더 집중하며 살고 싶다.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
함께 근무했던 그 직원은 서울 소재 교육대학원에 입학했다. 3월부터는 서울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오늘 만나 그동안의 이야기를 들었다. 휴직 기간 동안 어떻게 공부했는지, 진로를 어떻게 고민했는지, 끊임없이 자신과 대화하며 원하는 삶을 찾아갔다고 했다. 안정된 직장을 내려놓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더 큰 행복을 느낀다고 했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삶을 들으며, 그는 분명 ‘깨어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세상의 흐름에 순응하며, 정해진 길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애쓰며 살아왔다. 사람들 눈에 띄는 것을 가장 싫어했고, 흰색도 검은색도 아닌 회색처럼 존재감 없이 지내고 싶었다. 어디에 있든 조용히 있다가 사라지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눈에 띄는 삶이 두려워, 사람들이 사는 대로 사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여겼다. 눈치도 많이 보며 살았다.
요즘 들어 특히 더 느낀다. 나는 사무실에서 늘 숨을 죽이고 있었다는 것을. 설 이후 총무부 사무실을 떠나 운영과 사무실로 옮기게 되었다. 다른 이들은 번거롭다고 하지만, 나는 오히려 마음이 놓인다. 여러 관리자들 사이에서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숨통이 트인다.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을 나는 잘 이해하지 못한다. 가식적인 얼굴과 웃음 뒤에 다른 표정이 보일 때면 마음이 힘들다. 업무적으로도 타 부서와의 관계는 쉽지 않았다. 하고 싶은 말을 삼키고, 참는 것이 미덕이라 여기며 30년을 버텨왔다.
그 친구는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아 떠난다. 나와 같은 길을 걷지 않게 된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겨울이 오고 눈이 내리고, 영하의 날씨에 흙이 꽁꽁 얼어붙어도 생명력을 잃지 않는 꽃처럼, 그가 그렇게 살아가길 바란다. 그리고 어쩌면, 나 또한 그렇게 살아가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