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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희태 Oct 11. 2019

입장에서 벗어나기

세대 게임을 쓴 서강대 사회학과 전상진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세대갈등은 두 가지 목적으로 활용된다. 하나는 지지자를 모으기 위해, 다른 하나는 고통의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조국 사태도 비슷하게 적용되는 것 같다. 특정 편에 서서 자신의 지지자를 모으게 위해, 그리고 현재의 사회적 고통을 누군가에게 전가하기 위해... 우리 모두 이 사회를 이 지경으로 만든 구조적 장본인이라는 생각은 추호도 안하는 것 같다.

부정과 부실...
적의 잘못은 ‘부정’이라고 공격하고, 아의 잘못은 ‘부실’일 뿐이라고 방어한다. 그런 태도가 필요했던 시대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부정과 부실을 구분하기가 매우 애매한 시대다. 금융 파생상품을 만드는 금융자본가는 그 이익을 보기 좋게 포장하지만 죽음으로 내몰 수 있는 피해의 크기는 복잡한 구조 안에 교묘하게 숨겨 놓는다. 행정은 그저 자신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지만, 그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 대부분의 민은 강하게 가치를 주장하며 그 가치의 확산을 결과적으로 방해한다.

바야흐로 주장하는 것이 용기이던 시대에서, 포기하는 것이 진정한 용기인 시대로 옮겨 가고 있다. 내가 포기한 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다른 이에게 작은 여지를 제공하지만, 그 누구도 이미 자신에게 익숙한 이익, 책임, 신념을 포기하지 않는다.
우리 모두는 ‘부정한 신’이 아니라 ‘부실한 인간’일 뿐인데... 신을 부정하며 건설한 근대의 단단한 구조물로 살아온 우리는 그것을 인정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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