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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백수 채희태 Feb 26. 2020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3을 기다리며...

낭만닥터 김사부2, 마지막 회 후기 1_떡밥 편

모든 드라마의 마지막 회가 그렇듯 낭만닥터 김사부도 마지막 회에서 그동안 뿌려 놓은 대부분의 떡밥들을 다양한 물고기와 함께 거두어들였다. 가끔 시즌 1에 출연했던 윤서정의 이름이 나와 강동주와 함께 까메오로 등장하는 것은 아닐까 은근히 기대했었지만, 엉뚱한 도인범만 15화에 잠깐 나와 무심한 감동만 던져 놓고 떠났다.

난 돌담병원 소속이야,
지금은 본원에 파견 나가 있는 거고...
도인범과 서우진의 훈훈한 투샷!

다음은 마지막 회에서 후련하게 회수된 떡밥들이다.


1. 서우진과 배문정

선배님도 그렇게 썩 좋은 인생을 살았던 건 아니네요.

15화에서 배문정이 서우진의 빚을 해결해 준 특별한 이유가 있었음이 밝혀진다. 과거에 서우진의 아버지가 대부업을 하고 있는 배문정의 아버지에게 사채를 빌린 후 갚지 못해 괴롭힘을 당하다 가족동반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것이고, 현재 그 아들인 서우진까지 같은 괴롭힘을 당하자 아버지를 피해 숨어있던 배문정이 자신의 노출을 감수하고 나선 것. 그 사실을 알게 된 서우진은 처음엔 혼란스러워 하지만 그런 아버지 때문에 힘든 인생을 살아온 배문정의 이야기를 듣고 닫았던 마음을 연다.

세상에 사연 없는 인생은 없다. 누구나 다 무거운 사정을 짊어진 채 허덕이며 고통스러운 현실을 견디며 살고 있다. 그러니 자기 사정 아니라고 남의 사정을 함부로 하찮게 여기지 마시라!

서우진은 선배 배문정의 이야기를 듣고 혼란스러워 한다.


2. 차은재와 윤아름

조금씩 덜 잘하시면 되죠.
뭘 둘 다 잘하시려고 그러세요?


차은재는 윤아름에게 자신의 본원 복귀를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서우진에 대한 서운함을 털어놓는다. 그냥 서우진에게 솔직히 고백하라는 윤아름의 충고에 차은재는 일과 연애, 둘 다 잘할 자신이 없다고 말한다. 위의 대사는 그 말을 들은 낙천가 윤아름의 충고 더하기... 윤아름은 허완 작가의 베스트셀러,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를 읽은 것이 분명하다!

윤아름은 매력적인 감초 역할을 톡톡이 해냈다. 1편에 등장하는 모습을 보고 윤서정의 뒤를 잇는 주인공인줄 알았다는...아! 저 보조개... 어쩔~


3. 차은재와 서우진

선은 지금 내가 넘고 있는 중인데?
내가 차은재 인스타에 서우진이 선 좀 남게 해 달라고 올린 댓글

남녀 사이에 가장 무서운 것이 선긋기라고 했던가? 서우진은 “reset”이라는 방법을 통해 차은재가 쳐 놓은 금줄을 두 번이나 침범했다. 이른바 쎄게 간을 본 것이다. 같은 남자 입장에서 애인은 싫고, 친구 관계는 유지하고 싶은 차은재의 비겁함이 답답하여 한번은 차은재(이성경?) 인스타에 들어가 서우진이 선을 넘게 해 달라고 사정을 한 적도 있다. 픽션과 논픽션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난 김사부에 푸욱 빠져 살았다.

14화에서 자신의 인생에 대해 각성한 차은재가 마침내 서우진과의 사이에 있었던 답답한 선까지 치워 버렸다. 그놈의 선이 뭐라고... 돌담병원 2인자 차은재 선상님, 제 부탁을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선을 넘어가고 있는 차은재!!!


4. 김사부와 차은재

사람은 믿어주는 만큼 자라고,
아껴주는 만큼 여물고,
인정받는 만큼 성장하는 법이야!

차은재는 본원으로 복귀하라는 오교수의 전화를 받고 김사부를 찾아간다. 가기 싫으면 안 간다고 하면 될 일을... 차은재는 서우진에게나, 돌담병원에게나 확신이 없었던 것 같다. 잡으면 마지못해 남으리라는 마음을 먹은 차은재에게 김사부는 쿨하게 다른 사람의 인생에 개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선긋기를 당한다. 이어진 김사부의 조언은 김사부2에 나온 띵대사 중에서도 가장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아껴 두고 다음 글에 소개하겠다.

차은재에게 조언을 해 주는 김사부, 그는 꼰대가 아니라 싸부다!

4. 박은탁과 윤아름

잘 생겨서요!


박은탁은 돌담병원에서 수쌤 오영심과 상벽을 이루는 핵심 인물. 시즌 1에선 봉직의 우연화와 썸만 타다 끝났다. 인물은 가히 주인공 끕인데 키가 좀 작아서 그런가? 김사부의 모든 지시를 존중하지만 DNR(심폐소생술 거부)을 신청한 여원장을 살리는 김사부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다소 원칙주의자?

윤아름은 자신이 왜 좋냐는 박은탁의 질문에 “잘 생겨서”라며 낭만닥터 김사부에 어울리지 않는 속물 답변을 내놓는다. 뭐지? 그런데 박은탁이 잘 생긴 건 인정! 얼굴만 보면 가히 장동건 끕! 이어지는 윤아름의 답변은 “얼굴도, 마음씨도...” 이런 잘생긴 커플을 보았나!

두 분, 꽃길만 걸으시길...


5. 김사부와 박민국

하자가 아니라 상처라 그래야죠~

진심을 담아 충고하는 김사부에게 박민국 교수는 자신을 하자 있는 다른 사람들(서우진과 차은재?)과 같은 취급을 한다며 불쾌해한다. 김사부는 그건 하자가 아니라 상처라며, 그 상처는 나도 그리고 박민국 교수도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상처를 외면한 채 도망치면 평생 그 상처를 안고 살아야 한다며 도움을 청한다.

결국 의사라는 전문성에게 부여된 역할과 의사의 전문성을 지키기 마련된 시스템 사이에서 방황하던 박민국은 김사부와 더불어 돌담병원의 가장 중요한 전력이 된다. 이 훈훈함은 너무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드라마에게 나라를 구하라고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시즌2에서 김사부는 박민국이라는 든든한 동지를 얻는다.


6. 김사부와 도윤환

넌 내가 누군지 몰라, 이 XX야!
잘한다, 서우진!!!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도윤환은 주인공이 넘어야 할 최종 보스다. 시즌 1에서 몰락한 줄 알았던 도윤환이 시즌 2에서는 더욱 강력한 빌런으로 등장한다.

이전에 수쌤으로부터 가지고 있는 패를 왜 안 까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답했던 김사부... 마침내 최종화에서 도윤환에게 자신의 히든카드를 던진다. 죽은 신회장이 분원이었던 돌담병원을 거대병원으로부터 독립시킬 뿐만 아니라 매년 40억의 예산을 지원하라는 유언을 남긴 것... 도윤환은 폭주하고 김사부의 멱살을 잡는다. 둘 사이를 갈라놓고 김사부를 지키는 서우진에게 도윤환은 이 시대 꼰대들의 대표 대사를 시전한다. “너 내가 누군지 몰라?” 시즌 1에 이어 시즌 2에서도 김사부의 완벽한 승리... 뻐뜨, 그러나 그런 드라마 같은 일이 현실에서도 일어날까? 암울한 현실을 견디기 위한 대리만족에 그치려고 나에게 작가는 마지막 멘트를 던진다.

낭만 보존의 법칙!
대부분의 사람들이 존재하는 걸 알면서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
그러면서도 누군가는 꼭 지켜줬으면 하는
아름다운 가치들...

우리가 왜 사는지,
무엇 때문에 사는지에 대한 질문을
포기하지 마.
그 질문을 포기하는 순간
우리의 낭만도 끝이 나는 거다.
알았냐?


시간이 지나 내가 지금처럼 힘든 시기를 보낼 때 보다 강력한 낭만을 장착한 김사부가 다시 돌아와 주기를 기대하며 허접한 후기를 마친다. 이번 글은 마지막 회에 회수된 떡밥 중심의 후기였고, 다음은 낭만닥터 김사부 전체에 대한 후기를 남길 생각이다.

Se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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