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10계명 #1
우리는 지나치게 평등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우리는 평등을 강요받는다. 몸무게가 다른 아이와 평등해야 하고, 평등한 시기에 뒤집고, 기고, 걷지 않으면 부모의 걱정을 산다. 성적도 평등해야 하는데, 평등의 기준은 언제나 ‘엄친아’나 ‘엄친딸’이다. 어느 정도 머리가 굵어지고 나면 우리는 평등으로 인해 받았던 고통을 아이러니하게도 평등에 대한 주장을 통해 해소한다. 유전에 의해 결정된 키와 외모뿐만 아니라, 심지어 노력을 통해 얻은 능력까지도 나의 비교 대상인 다른 사람은 내가 가진 기준을 넘어서는 안된다.
사막이 아름다운 건 그 어딘가 오아시스가 숨겨져 있기 때문이듯, 인간이 아름다울 수 있는 이유는 첫째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고, 둘째, 모두가 다르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란성쌍둥이도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능이나 후천적 능력이 완벽하게 같지 않다. 나는 인간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에 가끔은 안도한다. 만약 인간이 완벽하다면, 그 완벽한 인간이 만든 세상이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라면, 그보다 더 끔찍한 일이 또 있을까?
예전에 정목스님 강의를 들었던 적이 있는데, 정목스님은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다섯 가지 중 하나가 바로 “비교하기”라고 이야기했다.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는 행위는 다른 사람이 노력을 통해 얻은 결과를 노력도 하지 않고 빼앗고 싶어 하는 도둑놈 심뽀라는 것이다.
2014년인가? 은평구청 어공으로 있을 때, 명문대를 졸업하고 공무원이 된 친구와 같이 일할 기회가 있었다. 그 친구는 걸핏하면 공무원을 때려치우겠다고 해 나를 곤란하게 만들었다. “아니 넘들은 공무원 돼보겠다고 그렇게 난리를 치는데…” 한 번은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어느 날, 그 친구는 출근하자마자 대뜸 나한테 걸어오더니 사표를 내겠다고 말했다. 난 옥상으로 데리고 가 왜 그런지 자초지종을 물었다. 그 친구는 자신은 나이가 어린 누구보다 관계를 풀어가는 능력이 부족해 주변 사람들에게 폐만 끼치는 것 같다며 눈물에 콧물까지 쏟아가며 울었다. 난 그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다.
“◯◯씨가 열심히 공부할 시간에 그 친구는 공부 대신 관계 능력을 키워왔을 거야.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나이가 들면 저절로 어떤 능력이 생길 거라고 기대하는 건 도둑놈 심뽀 아닐까? 스스로 관계 능력이 부족하다고 깨달았다는 건 좋은 거야. 내가 도와 줄테니까 앞으로는 관계 능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 보는 건 어떨까?”
절대, 네버, 그 누구와도 비교는 금물이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그리고 백수는 백수다. 부러운 누군가와 나를 비교하는 건 일단 정신 건강에 해롭다. 뿐만 아니라 누군가는 피나는 노력을 통해 얻은 그 능력을 빼앗고 싶어 하는 도둑놈 심뽀다. 나보다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과도 역시 비교는 금물이다. 자칫 오만에 빠질 수 있으며, 그 오만이 쌓이다 보면 인성이 더러워진다. 인간은 죽기 직전까지 과정을 사는 존재다. 그 소중한 과정을 남과 비교하며 불행해하거나 우쭐해하며 보낼 것인가?
나의 비교 대상은 오직 나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 그리고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를 비교하면 매일매일을 흥미진진하게 보낼 수 있다. 만약 누군가 자신의 내세우고 싶은 평등을 기준으로 백수인 나와 비교하려 든다면 당당하게 말하라! 난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살고 싶은 백수라고! 끊임없이 누군가와 비교하며 도둑놈 심뽀를 키우는 것보다는 차라리 백수가 낫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