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지성의 한 형태인 선거...
과거에 난 부동표가 움직이지 않는 표라고 생각했었던 적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그 '부'자가 아닐 부(不)가 아닌 뜰 부(浮)였다. 특정한 입장을 지지했을 땐 부동층을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고 비난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부동층은 시대 위를 자유롭게 떠다니며 균형을 잡아주는 사람들이었다.
획일화를 요구했던 군부독재의 탄압에서 벗어나면서부터 부동층은 늘 선거를 통해 시대의 균형을 잡아 주었는데, 그 첫 번째 사례는 바로 1988년 13대 총선이었다. 13대 총선에서 여당이었던 민정당은 299석 중 125석, 야 3당인 평화민주당·통일민주당·신민주공화당의 의석은 각각 70석, 59석, 35석으로 여소야대 구도가 형성됐다.
부동층은 단단한 입장과 확증편향에서 벗어나 있는 사람들이며, 옳고 그름이 아닌 균형에 투표하는 사람들이다. 그 이유는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약자에게 힘을 실어서 제대로 싸울 기회를 주기 위함이거나, 싸우는 꼴이 지긋지긋해서 힘의 균형을 이루게 함이거나... 원래 힘이 비슷하면 섣부르게 싸움을 걸기가 쉽지 않은 벱이다.
얼마 남지 않은 대선... 부동층은 시대의 균형을 잡기 위해 어떤 투표를 할지 자못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