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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백수 채희태 Aug 01. 2021

백수 천국, 경쟁 지옥

철 지난"백수과시"영광고, 광양고 독자와의 만남 후기

지난 7월 7일, 전남 영광고와 광양고 초청으로 "백수가 과로에 시달리는 이유" 독자(독자들 입장에선 저자)와의 만남을 하고 왔다. 낭만 백수가 전남 영광을 가는데 "백수읍"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백수의 어원이 백수읍에서 비롯되었다는 썰도 있다. 강의시간이 점심 지나서라 요기를 하기 위해 전남 영광군 백수읍에 들렀다.

백수읍을 돌며 찍은 사진들...

마을 초입부터 다양한 설치물들이 낭만 백수인  반기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백수읍 안으로 들어가 보니 백수 읍사무소, 백수 파출소, 백수 초등학교, 백수 식당까지 온통 백수 천국이다. 백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백수읍을 대충 둘러본 후 영광고로 향했다.

독자, 그중에서도 고등학생 독자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가슴이 설렜다. 사서 선생님 말로는 모의고사가 끝나자마자 달려온 고3 독자도 있다고 했다. 지금까지 학부모, 공무원, 교사, 마을활동가 등 다양한 대상의 강의를 해 보았지만,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했던 적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강의 장소에 앉아 있으니 한 명, 두 명 들어오기 시작했다. 기다리던 시간이 되고, 사서 선생님의 소개로 강의를 시작했다. 책 제목을 그대로 강의 제목으로 쓸 수 없어, 제목은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미래 직업, "유튜브는 미래의 직업이 될 수 있을까?"로 잡았다.


여러분, 백수가 되고 싶어서 절 부른 건 아니죠?
예, 까르르~


낙엽이 구르는 걸 보고도 웃음이 터진다는 여고생이 있어서 그런가, 한 마디 말이 끝날 때마다 웃음이 터져 나왔다. 지금까지 내가 이런 환대를 받아본 적이 있었던가? 1시간이 넘으니 집중력이 조금씩 흐트러지며 바로 눈앞에서 조는 학생이 보였다. 강의를 할 때 학생이 조는 건 100% 강사의 책임이다. 혹시라도 잠을 깨울까 싶어 조심조심 강의를 이어갔다. 그러다가...

저 기타 들고 왔는데, 노래 하나 불러도 될까요?
예, 까르르~

눈앞에서 졸던 아이가 번쩍 눈을 떴다. 난 잠을 깨워 미안하다는 눈인사를 보낸 후 준비한 노래를 불렀다.

영상을 따로 찍지 않아서 예전에 불렀던 영상으로...

앵콜까지 나왔지만 앵콜곡은 생략... 무사히 강의를 마치고, 20명 남짓 아이들이 저자 사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섰다. 지금은 별 볼 일 없지만, 뭐 앞으로도 별 볼 일은 더더욱 없겠지만... 혹시라도 내가 유명한 백수가 된다면 아이들의 책에 해 준 나의 사인은 적지 않은 의미가 되어줄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님이 행복하고,
백수가 행복해야
우리 사회가 행복해집니다!
2021. 7. 7. 낭만백수 채희태


그리고 마지막으로 단체 사진을 찍었다.

내 책을 들고 사진을 찍어 준 아이들... 감동적이다!

영광고 강의를 마치고 광양고로 향했다. 비가 많이 내렸다. 광양고는 남고라 영광고라는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초보 작가인 나의 말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여 주었다. 강의가 끝나자 사서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미리 받은 날카로운 질문들을 전해 주었다. 자칫 그 날카로움에 베일 뻔 했다. ^^


광양고에서는 내 책을 2021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했다며 안경 닦는 천을 선물로 주었다.

강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몸은 무거웠지만, 마음은 날아갈 듯 가벼웠다. 거의 매일 누가 읽을지도 모를 조잡한 글을 브런치에 올리면서, 글을 쓰는 게 참 외로운 일이구나 싶었는데, 내 책을 읽은 독자들을 직접 만나니 마치 심장이 몸에서 떨어져 나와 동동 떠 다니는 듯한 야릇한 느낌이 들었다. 영광고와 광양고 학생들이 어떤 기분으로 저자인 날 맞이했는지는 잘 모르지만, 나 또한 독자를 만나는 마음이 그에 못지않았던 것 같다.


여러분, 만나서 반가웠어요.
저는 여러분을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제 책과 저와의 만남이
여러분에게 소중하게 기억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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