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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백수 채희태 Aug 02. 2021

빛 좋은 개살구…

 1. 10년 동안 하나의 산을 올랐다면…

내가 그 산을 가장 잘 알고 있다고 확신하는 대신, 오늘 처음 산을 오른 사람한테 무엇을 보았는지 물어보자. 산에 오르는 목적은 사람마다 다르고, 오늘 처음 산에 오른 사람이 내가 10년 동안 보지 못한 것을 보았을 수도 있으니…


2. 가재는 게 편이고 초록은 동색이라…

입장을 정한다는 것은 대놓고 편견에 갇히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다. 입장이 가지고 있는 편견에서 벗어나려면 외부의 시선으로 자신을 볼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어렵다면 낯섦이 가지고 있는 불편함을 견디고, 인정하고, 포용하기 위해 노력하자!


3. 불안지유불, 돈안지유돈

군대에서 휴가를 나오기 전까지 난 휴가 나온 군바리가 그렇게 많은지 알지 못했다. 사람은 자신의 경험으로 세상을 인식하고, 자신의 언어로 세상을 표현한다. 누군가 고집이 세다는 생각이 들면, 혹시 내가 나와 다른 ‘생각’을 ‘고집’으로 읽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보자. 내가 생각하는 고집은 어쩌면 타인이 아닌 나의 고집일 수 있으니…


4. 가치와 취향

나의 주장이 역설로 이어질 수 있음을 늘 상기하자. 지금은 옳고, 그름이라는 가치가 좋다, 싫다라는 취향으로 이동하는 시대다. 만약 절대적인 진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현실의 동의를 구할 수 없는 진리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고로 지금은 가치보다 태도가 더 중요하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할 때마다 스스로 꼰머가 아닌지 성찰해 보자.


5. 평가와 재단

한 번 재단하고 나면 이어 붙이기가 쉽지 않다. 어렵게 이어 붙여도 흔적이 남는다. 아무리 하찮아 보이는 사람도 함부로, 평가하거나 재단하지 말자. 그는 내가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살아온 소중한 존재일지 모르니…


6. 잉베이가 리치보다 손가락이 빠른 이유는?

잉베이 맘스틴은 리치 블랙모어가 연주하는 기타 소리를 들으며 자랐기 때문이다. 리치는 잉베이에게 넌 손가락이 너무 빠르니 내 속도에 맞추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그냥 조용히 기타를 접었다. 어느 날 리치는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기타리스트가 리치 블랙모어라고 이야기하는 잉베이의 인터뷰를 보았다. 성장이 거듭되다 보면 껍질을 깨야 하는 순간이 온다. 고정된 과거는 변화하고 있는 현실을 잉태하고 있는 껍질일 뿐이다. 껍질이 헤게모니를 주장하면 현실은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7. 배신은 사람이 아니라 기대가 하는 것이다.

예전에 난, 엄마아빠가 자신에게 해 준 게 뭐가 있냐는 딸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했다. 배신은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다. 배신은 합의하지 않은 일방적인 기대가 하는 것이다. 또한 배신은 관계의 이동이다. 누군가 나를 배신했다면 관계를 소홀히 한 나에게도 절반의 책임이 있다.


8. 기울어진 운동장

만약 내가 기울어진 운동장의 위에 서 있다면, 운동장 아래에 있는 사람과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걸 인정하자. 또 기울어진 운동장의 아래에 있는 사람이 운동장 위에 있는 나와 눈을 맞추려면 고개를 치켜들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하자. 사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존재하는 운동장은 모두 다 기울어져 있다.


9. 현재는 변하고 있을까, 망하고 있을까?

<미스터 션샤인>에서 고애신은 조선이 변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고애신의 할아버지 고사홍은 조선은 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망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조선은 대한제국으로 변했다. 대한제국은 일본에 의해 망했고, 일본이 2 세계대전에서 패하자 대한제국은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나뉘어 변했다. 변하는 것과 망하는 것은 동전의 양면이다. 망하지 않고 어찌 변할  있겠는가!


10. 목표를 갖지 않겠다!

미래에 내가 무엇(박사?)이 되기 위해 현실의 고통을 감내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내가 겪고 있는 현실도 충분히 고통스럽고, 혹시라도 내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그 수단과 방법이 내가 살고 있는 이 현실을 더 고통스럽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선발에 맞추기 보다는 하루하루 성장하기 위해 나아갈 것이다. 그 결과가 비록 선발로 이어지지 못하더라도…



난 박사 과정 첫 학기를 보내며 이러한 깨달음을 얻었다. 두 번째 학기엔 이 깨달음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사진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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