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 마눌님께서 사 주신 이 예쁜 신발을 잃어버리는 꿈을 꿨다. 꿈이 얼마나 생생했는지, 잠이 깨고 나서도 잃어버린 신발 걱정이 한동안 이어졌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꿈과 현실이 서서히 분리되면서 난 인터넷으로 이 찜찜한 꿈의 해몽을 찾아보았다.
신발을 잃어버리는 꿈은 믿었던 사람으로부터 배신을 당하거나, 결혼을 앞둔 사람은 파혼을 당할 수도 있는 꿈이라고 했다. 교육부 방침으로 대학원 수업이 전면 대면으로 바뀌면서 난 지난주 목요일 공주에 내려왔고, 오늘밤(화요일) 10시에 수업이 끝나면 인천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그리고 수, 목요일 이틀 후면 다시 수업을 들으러 공주에 와야 한다.
얼마 전 18대의 기타를 가지고 있는 한 유튜버(구독자가 무려 16만 명!)의 아내가 남편에게 19번째 기타를 사주는 영상을 보며 부러워했던 적이 있었다. 이 부부가 주고받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백수 입장에선 부러움도 사치인 금수저들이었다. 유튜버를 통해 금수저가 된 건지, 원래 금수저라 이것저것 사 재끼는 유튜버가 된 것인지는 모르겠다. 아내는 샤넬백이 세기 어려울 정도로 있고, 남편은 정가 1천만 원짜리 롤렉스 시계를 단지 예쁘다는 이유로 프리미엄 붙은 시세보다 300만 원이나 싼 2,700만 원에 샀다고 자랑하는 내용이 유튜브 영상을 통해 보였다. 그리고 이 시계가 지금은 4천만 원으로 올랐다며 좋아했다. 난 아파트도 아닌 시계에 프리미엄이 붙는다는 이야기도 처음 들었다.
지금 내 옆지기는 애 학원비도 제대로 내주지 못하는 남편의 백수질을 묵묵히 견뎌내고 있다. 그 백수가 돈 벌 생각은 안 하고 박사과정 공부를 한다고 했을 때도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가끔은 나의 백수질을 응원해 주기도 한다. 파트타임으로 일하면 모은 돈 100만 원을 이번 학기 등록금에 보태라고 주기도 하고, 살 빠져서 예뻐졌다며 청바지에 신발을 두 켤레나 사 줬다.
꿈의 해몽을 확인하고 불안한 마음에 옆지기에게 전화를 걸었다.
자갸, 나랑 이혼하면 안 돼~
혹시… 옆지기는 전생에 나라를 팔았고, 난 내 옆지기가 판 나라를 구한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