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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백수 채희태 Apr 05. 2022

신발을 잃어버리는 꿈

오늘 새벽, 마눌님께서 사 주신 이 예쁜 신발을 잃어버리는 꿈을 꿨다. 꿈이 얼마나 생생했는지, 잠이 깨고 나서도 잃어버린 신발 걱정이 한동안 이어졌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꿈과 현실이 서서히 분리되면서 난 인터넷으로 이 찜찜한 꿈의 해몽을 찾아보았다.


신발을 잃어버리는 꿈은 믿었던 사람으로부터 배신을 당하거나, 결혼을 앞둔 사람은 파혼을 당할 수도 있는 꿈이라고 했다. 교육부 방침으로 대학원 수업이 전면 대면으로 바뀌면서  지난주 목요일 공주에 내려왔고, 오늘밤(화요일) 10시에 수업이 끝나면 인천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그리고 , 목요일 이틀 후면 다시 수업을 들으러 공주에 와야 한다.


얼마 전 18대의 기타를 가지고 있는 한 유튜버(구독자가 무려 16만 명!)의 아내가 남편에게 19번째 기타를 사주는 영상을 보며 부러워했던 적이 있었다. 이 부부가 주고받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백수 입장에선 부러움도 사치인 금수저들이었다. 유튜버를 통해 금수저가 된 건지, 원래 금수저라 이것저것 사 재끼는 유튜버가 된 것인지는 모르겠다. 아내는 샤넬백이 세기 어려울 정도로 있고, 남편은 정가 1천만 원짜리 롤렉스 시계를 단지 예쁘다는 이유로 프리미엄 붙은 시세보다 300만 원이나 싼 2,700만 원에 샀다고 자랑하는 내용이 유튜브 영상을 통해 보였다. 그리고 이 시계가 지금은 4천만 원으로 올랐다며 좋아했다. 난 아파트도 아닌 시계에 프리미엄이 붙는다는 이야기도 처음 들었다.


지금 내 옆지기는 애 학원비도 제대로 내주지 못하는 남편의 백수질을 묵묵히 견뎌내고 있다. 그 백수가 돈 벌 생각은 안 하고 박사과정 공부를 한다고 했을 때도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가끔은 나의 백수질을 응원해 주기도 한다. 파트타임으로 일하면 모은 돈 100만 원을 이번 학기 등록금에 보태라고 주기도 하고, 살 빠져서 예뻐졌다며 청바지에 신발을 두 켤레나 사 줬다.


꿈의 해몽을 확인하고 불안한 마음에 옆지기에게 전화를 걸었다.


자갸, 나랑 이혼하면 안 돼~


혹시… 옆지기는 전생에 나라를 팔았고, 난 내 옆지기가 판 나라를 구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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