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의 시민은 투쟁의 과정에서 등장했지만, 탈근대의 시민은 성찰의 과정에서 성장한다. 이는 상호 대체적이지 않고 상호 보완적이다.
어느 시대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이해관계가 공존해 왔고, 현재에도 전근대적 이데올로기와 근대, 탈근대적 이데올로기가 공존하고 있다. 여전히 생산력의 확대가 인류의 목표라면 가장 효율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주체(자본가? 노동자? 시장? 국가? 시민?)에게 권한을 위임해야 한다고 ‘투쟁’하겠지만, 인류의 목표는 생산력 확대에서 생산의 분배로 변하고 있다.
생산력 확대의 시대에 인류는 보다 효율적인 생산력 확대를 위해 계급의 지배와 가부장제를 ‘허용’해 왔다. 인류의 목표가 생산력 확대에서 생산의 분배로 바뀐 첫번째 징후는 바로 민과 관이 권력의 효율적 분배를 논의하는 거버넌스이고, 두번째 징후는 개개인의 인권과 권력을 인정하는 직접 민주주의고, 세번째 징후가 바로 중앙으로 집중되었던 모든 권한을 지방으로 분산하는 지방 분권이다. 마지막으로 가부장제와 맞서 페미니즘이 등장한 것 또한 더이상 남성의 근육에 의존한 생산력 확대의 필요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위에서도 밝혔듯, 이러한 모든 가치는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로 작동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