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과 인공지능...
디지털은 아날로그를 완벽하게 재현할 때 완성된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카피할 때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
아날로그의 불편함은 디지털의 발전으로 인해 따뜻함으로 재인식되었다. 모든 것은 양가성을 가지고 있다. 아날로그는 인간의 손길을 필요로 하기에 늘 번거로움과 부정확함을 동반한다. 아날로그는 인간이 보다 노동에 집중해야 하는 필요성 때문에 기술의 발전에 의해 디지털로 대체 되었다.
손으로 조심스럽게 LP를 꺼내 턴테이블 위에 올려 놓고, 듣고 싶은 곡과 이전 곡 사이 좁은 트랙을 찾아 그 위에 정교하게 바늘을 올려놓는 일은 매우 번거로운 일일뿐만 아니라 매번 바늘을 같은 위치에 놓을 수 없는 지극히 인간다운 부정확함을 동반한다. CD와 디지털 음원의 발명으로 인해 지금은 그저 버튼 몇 개 누르면 그러한 번거로움과 부정확함을 해소할 수 있게 되었다. 디지털이 해소한 아날로그의 번거로움과 부정확함으로 인해 인간의 삶은 이전보다 더 여유로워졌는가?
같은 질문… 인공지능은 결국 인간이 가지고 있는 번거롭고, 부정확한 한계를 메워주고 극복할 것이다. 그러고 나면 인간의 삶은 지금보다 여유로워질 수 있을까?
아마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인간을 더 바쁘고 정신없게 몰아치지는 않을까? 그리고 마치 디지털 시대를 사는 우리가 아날로그를 그리워 하듯, 인공지능이 만든 완벽함이 인간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그리워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