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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안을 견디는 시간 Feb 27. 2023

세상에 나의 자리는 있습니다

동기부여 이야기 1

세상이 살기 힘들다고 너무 쉽게 푸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세상에 차별이 존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해서, 아무리 내가 노력해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다고 말이지요. ‘개천에서 용난다’라는 말은 요즘 시대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하며 자리에 안주하는 자신을 너무 쉽게 용납하려 듭니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요? 세상은 당신과 나와 같은 평범하거나 그보다 못한 사람들을 위한 자리는 눈곱만큼도 없는 걸까요? 제가 당신에게 드리는 답은 ‘아니오’입니다. 왜 그럴까요? 제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사진: Unsplash의Daniel Mingook Kim


저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아이였습니다. 제 어머니는 10대이던 고등학생 때 저를 임신하셨고 이 사실을 안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는 어머니와 연을 끊겠다고 내쫓았습니다. 제 아비였던 사람은 직업도 일할 의지도 없는 동네 백수였습니다. 어머니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 사람을 쫓아다녔고 덜컥 저를 뱄던 것입니다. 하지만 한낱 비렁뱅이에 불과했던 사람이 자식을 책임질 리가 없겠지요. 아버지였던 사람은 어느 날 사라져버렸고 어머니는 어디에선가 저를 낳고서는 영아원에 맡겨놓고 떠났습니다. 그 후로 저는 지금까지 어머니의 소식을 듣지 못했고 듣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보육원 선생님들은 제게 나쁘게 대하시지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렇다고 특별히 잘 해주시지도 않았지요. 저는 보육원에서 단지 어른이 되길 기다리면서 10대 시절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만 18세가 된 저는 보육원에서 퇴소했고 제 손에는 자립지원금 500만 원이 들려있었지요. 지금 생각해 보면 한 사람이 독립하기엔 너무나 작은 금액이지만 그 당시에는 이 정도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할 만큼 큰돈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너무 어린 나이였습니다. 살 방을 구하러 다니던 저는 500만 원을 금세 불려주겠다는 말에 부동산 중개보조원 형에게 돈을 전부 맡겼고 그 사람은 그날로 연락이 끊겨버렸습니다. 경찰에 신고도 해봤지만 당장 잃어버린 돈을 찾을 수는 없었지요.


저는 주유소 알바, 공장 자재 포장 알바, 배달 알바처럼 숙식이 제공 되는 알바라면 가리지 않고 도전하며 하루하루를 버텼습니다. 제 나이는 20대 초반이었지만 심한 우울증과 불규칙한 식사, 수면, 불안한 거주환경 등 여러 이유로 외모는 30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피부도 엉망이었고 스트레스성 탈모로 머리카락도 매일 빠지고 치아도 아프고 돈은 안 모이고 살아갈 이유를 찾지 못했습니다. 벽에 곰팡이가 핀 원룸에서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며, 한 층만 더 올라가면 옥상인데 이대로 떨어져 사라져버릴까란 생각을 하루도 하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사진: Unsplash의Adrian Swancar


그러나 ‘세상에 죽으란 법은 없다’란 말이 정말이었습니다. 제가 당시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사장님이 초라한 행색에도 성실히 일하던 저를 눈여겨보셨고, 제게 함께 식당을 운영해 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해주셨습니다. 식당 운영이든 사업이든 저는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지만 제 힘으로 무언가를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건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식당에서 아예 숙식을 해결하면서 손님이 한 번이라도 더 우리 식당에 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매일 생각했습니다. 어차피 떠나려고 마음 먹은 세상이라면 죽기 전에 최선을 한 번 다해보자, 라는 결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손님이 오시면 큰 소리로 웃으며 인사를 했고 그릇을 내갈 때도 손님께 말 한 마디라도 더 걸려고 노력했습니다. 매일 우울한 감정에 싸여 한 마디도 하지 않았던 제 버릇을 고치려고 일부러 손님께 말을 걸었고, 지나가던 길고양이에게도 웃으며 인사하고 말을 할 정도로 노력했습니다. 음식 맛은 사장님이 책임져 줄 테니 저는 손님께 좋은 기분을 드리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믿었습니다.


사진: Unsplash의Rafay Ansari


드라마 같은 일이, 만화 같은 일이 현실에서 정말로 일어나더군요. 손님에게 최선을 다하자 식당에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오시기 시작했고, 그중에는 저를 찾는 손님들도 있었습니다. 저 때문에 이 식당에 왔다면서요. 사장님께서도 제 노력을 인정해 주셨고 수입은 당연히 배달 알바를 할 때보다 몇 배나 더 늘었습니다. 이제는 제게 개인적으로 손님 응대 방법을 가르쳐달라는 주변 자영업 사장님들의 연락이 올 정도였습니다.


저는 이제 곰팡이 핀 원룸에서 벗어나 방 3개, 화장실 2개가 있는 번듯한 전셋집 아파트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열심히 노력하면 제 이름으로 된 아파트를 얻어 사랑하는 가족들과 예쁜 가정을 꾸리는 것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저는 다른 동기부여 영상에 나오는 분들처럼 반지하에서 살다가 수백억 대 자산가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성공의 길로 가는 여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언젠가는 남들 부럽지 않은 수백억 대 자산가가 될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그렇게 되지 못한다 해도 떠올리기 싫은 어두운 과거를 잊을 만큼 높은 곳에 올라서서 제 인생에 만족할 만한 사람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그렇게 믿고 믿는 대로 삶은 움직여갑니다.


사진: Unsplash의Lina Trochez


여러분, 포기하지 마십시오. 제가 지금까지 40년이 넘는 삶을 살면서 깨달은 것은 포기하지 않으면 길은 열린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가장 힘들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저를 보면서 ‘저 사람보다 내가 더 불행해’라고 말하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다시 생각해 주십시오. 여러분 보다 더 어렵고 괴로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도 어떻게든 살아남고자 발버둥 치고 있습니다. 젊음과 재능, 기회, 시간이 있는 여러분이라면 얼마든지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저를 믿고 오늘 당장 희망을 갖고 다시 출발하세요. 그 순간 당신의 삶은 얼마든지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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