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면허프로젝트(26)by위씨아자씨

집 앞의 홈리스

by Damien We

#왜 인간(人間)일까?
퇴근하다가 가끔씩 쉼표가 필요할 때, 남산 초입에 위치한 공원에 들른다. 주차를 해놓고, 먼 발치를 바라보며 벤치에 앉아있으면 이런 저런 생각이 흘러 나간다. 하루종일 맺은 관계들 때문에 피로하기 때문이다.


남과의 간격이 어느 정도 벌어져있지 않으면 불편해진다. 간격의 안으로 갑자기 들어오면 화가 나기도 한다. 자신의 간격으로는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인간도 있다 그러면서 남의 간격 안에는 돌을 던지고는 한다.


인간이 다 그렇지 머...지만 옳고, 지만 맞고, 남들은 틀리고,


나의 끈임없는 고민은 고통에 관한 것이다. 간격을 오가는 인간들 때문에 자존심이 상하기도하고, 능력이 발휘되지 않게 느껴질 때도, 성과가 사라지기도, 평판이 나빠지기도, 심지어 나쁜 사람 취급을 받을 때도 있다. 똑같은 펀치를 맞을 때 적당한 거리에서 맞으면 실신하다. ㅎㅎ. 최대한 떨어져 있어야 한다. 하기야 이러면 사람들은 화살이나, 총을 쓰겠지. 집요한 인간들.


나무가 너무 빼곡히 들어선 숲은 생존에 장애가 생긴다더라. 약간의 거리가 있어야 서로 숨을 쉬며 살아갈 수 있겠지. 친구던, 가족이던 서로 간의 이런 거리가 없으면 숨쉬기 힘들어지는 것은 사실.인간이란 간격을 중시하는 생물인듯하다.


#무관(無關)이 인간관계의 핵심?
남이 뭐라하던, 남이 어떤 삶을 살아가던, '무관(無關)'을 외치며 오롯이 스스로의 길을 가야만 사람이 되어야 하는게 아닐까? 누가 130억을 벌고, 다른 이는 20억을 벌었더라도 그건 그들의 삶일 뿐. 사랑하는? 나와 연결된 사람들이 나를 어떤 시각으로 보던 이런 약간의 무관함을 깨닫지 못하면, 머리와 가슴에 구멍이 생기고 스스로의 존재가 좀먹기 시작하더라.


약간의 거리를 두고 연마할 꺼리를 한가지는 찾아야 즐거움이란게 비로소 생기는 듯 하다. 사실 공식적인 발급처가 따로 없는 창작면허는 누구나 발급받을 수 있는 증서다. ㅎㅎ. 숨막히도록 타인의 감정이 내 살을 부대낄 때는, 무조건 씻어내고 거리를 두어야 한다. 심지어 나 조차도 거리를 두고 봐야한다. 안그러면 여름날 폭죽처럼 화려하게 터지고 사라져버릴 것이다. 허무하게 말이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로부터의 거리

KakaoTalk_20200723_132414335.jpg

집이 보이는 정도의 간격을 두고, 잠시 홈리스 기분을 느끼고 있는 나.

땅바닥 높이에서 시선을 등지고, 두근거리는 고동소리를 듣고 있다.

가족들의 기대치와 불만, 감정들이 들려오지만 점점 애매한 소리로 바뀌어 간다.


아. 이제 약간의 거리를 둔건가?


좀 쉬었다. 다시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전 26화창작면허프로젝트(25)by위씨아자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