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은 맺고 끈는게 관건이 아니라, 인연에 길이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확연하게 알아차리기
가족이나, 친구관계와 같은 강한 유대관계에 있는 사람들만이 인연이라고 생각할수도 있겠으나, 누군가를 만나게되고, 같이 말을 하고,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일을 하는 모든 것들에서 인연이라는 것이 생겨난다. 인연의 모습은 어떻게 생긴걸까라는 생각이 든다. 타국의 상상과 같이 빨간색 끈으로 연결이 되어있는걸까? 아니면 우리가 걸어가는 길위에 있듯이, 만나고 헤어지는 모습으로 연결이 되었있을까? 어떤 다른 모습일까? 인연을 형상화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지금 내가 건내는 말이 타인에게 건네져 그 사람을 끌어당기게 되고, 여러 일들을 겪어내고, 헤쳐나가면서, 관계는 점점 깊어져간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일의 관계이던, 개인적인 관계이던 말이다. 수 많은 인연들을 만나면서 타인과 나 사이에 맺어진 인연은 단순하게 끈이라던가, 길 정도로 설명하기 좀 어렵다는 느낌이다. 내 경우에는 엉키고 섥힌 인연 한번에 끈어내면 대부분 그 자리에 상처가 남았다. 특히나 감정적으로 행동을 했을 때, 그 상처에서는 고름이 나왔다. 이런 식의 인연끈기를 수 많이 반복하였지만, 결코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을 할 수가 없다.
내가 누군가에게 말을 건네거나 행동을 하면 연이 맺어진다. 상대가 나에게 말과 행동을 한다. 이런 식의 주고받음을 지속하다보면 어느새 맺어진 연의 갯수와 굵기가 서로의 온 몸을 파고 들어나 마치 온몸이 달라붙은 피떡이 된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주고받은 연이 몸의 일부가 되어버린다. 하지만 개인의 삶은 서로 다른 길을 가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맺어진 연을 끈어내야할 때가 반드시 온다. 이혼을 하거나, 절연을 하거나, 죽어서 헤어지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멀어진다.
이 긴 인생에서 나이가 들어가면 연의 수가 자연스럽게 줄었다. 그러나 이 과정이 반드시 부드럽지만은 않았다. 싸우고 헤어졌고, 자존심이 상해서 손절했고, 당했으며, 복수심에 불탔으나 아무 것도 못하고 연이 끈어졌다. 결국 강제적으로 의지를 부려 연을 끈었을 때는 마음이 불편해졌다.
서로 믿고 의지하고 같이 일을 도모해보자고 모였던 동료들과 몇 번의 위기를 겪으며 몇 가지를 알게되었다. 영원한 관계도 없지만, 반드시 척을 지면서 헤어질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배가 고파지는 시간이 다르듯이, 그 시절에 본인이 가장 원하는 것과 서로맺고 있었던 인연의 길이를 결국에는 알게된다는 점이다. 양 갈래길에서 헤어진다고 원수가 아니라는 말이다. 결국 인연의 길이와 깊이를 알아야, 만나고 헤어지는 이치를 알게되는 것 같다.
"또 만날지도 모르니 잘 해라"말은 틀린 말은 아니지만, 너무 계산적이다. 모든 인연은 맻어지고, 끈어지고, 다시 맺어지기도 한다. 강제로 끈어도 다시 맺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 점을 확연히 알아차리면, 맺어지고 끈어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것을 알게될 것 같다.
인연은 내가 강제로 맺고자 맺어지는 것도 아니며
내가 강제로 끈고자 끈어지는 것도 아닌 듯 하다.
인연에는 길이가 있어서 맺어지면 끈어지는 날이 반드시 온다.
어차피 이것이 이치라면 의지를 발휘해서 강제적으로 맺거나, 끈는 것은 부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된다.
받아들이는 부드러움이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