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면허프로젝트(4)by위씨아자씨

그리운 레이

by Damien We

저는 사실 정릉 산꼭대기에 있는 거의 산속에 있는 빌라 4층에서 신혼을 시작했습니다. 딸 아이가 태어나고 층간소음에 불만을 호소하는 3층 사람들을 보며 '아. 내 딸은 층간소음없는 곳에서 마구 뛰놀며 클수있게 해주어야 겠다'라는 생각을 했었죠. 집값이 5년을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거의 오르지 않더군요. ㅠㅠ


큰맘먹고 은행에서 큰 대출을 받아 경복궁 근처의 조용한 주택가의 땅콩같은 집으로 이사를 오게되었습니다. 딸아이는 이 집에서 무럭무럭 잘 자라났구요. 동네의 유치원을 다니면서,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습니다. 물론 제 아내가 오히려 더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난 듯 합니다.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좋은 이웃으로 지내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때부터 한 가지 마음에 걸렸던 것은 아무래도 외동딸이다보니, 자라면서 심심하지 않을까, 외롭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많이했구요. 어릴 적부터 키우고 싶었던 리트리버 한 마리를 여주에서 분양을 받았습니다. 귀여운 리트리버 새끼에게 '레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고, 딸 아이의 성장과 함께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언 10년을 같이 캠핑도 다니고, 매일 동네 산책을 하고 지냈습니다.


동네 이웃들이 오시면 먹을 것도 줘가면서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레이는 건강히 지내다가 작년부터 갑자기 녹내장이 심해지고, 실명에 가깝게 시력이 약해지다가 갑자기 간에 종양/췌장염 등 다양한 합병증이 와서 저 세상으로 떠났습니다.


지금도 틈만 나면 '레이~~'를 외치는 아내의 버릇에 저도 자꾸 보고싶어지네요.

레이의 부고를 알리니, 페이스북 외국인 친구 하나가 이렇게 답글을 다네요.


"She is now running beautiful meadow. My Friend"


그냥 우울하던 기분이 그 친구의 이 한줄의 문장으로 다소 가벼워지며, 레이가 정말 즐겁게 초원을 달리는 장면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세상엔 정말 다양한 종류의 개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어떤 종류던 다 사랑스러운데, 이제 가족같았던 애완견이 떠나는 모습은 더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글을 쓰는 지금도 아내가 책상 앞에 붙혀놓은 '레이'와 함께 노는 제 사진이 있네요.

산책하자고 현관 앞 문에 시무룩하게 있던 모습도 기억나네요.

7C1BC7D6-0135-4015-B6BB-931C1E33E33D.jpeg 산책가고 싶어요...ㅠㅠ


0E9AB226-613C-4273-81B0-D8BB1A48367A.jpeg 산책 후 집에 와서 하품하는 레이

"보고시퍼. 레이~~~~~~~. 잘 있지?. 나중에 꼭 다시 보자~~~~~~~~~"






출장 중 레이 생각도 나고해서, 그린 다양한 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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