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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der May 08. 2023

실리콘밸리 정리해고 I

현직 실리콘밸리 엔지니어의 솔직한 생각 #layoffs2023

"Ben got laid off"
" What?"
"Ben just got the email from the company.  He's been there over 4 years."
"OMG, that's terrible!"


지금 실리콘밸리에서는 "layoffs"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 날이 없는 것 같다. 여기저기서 layoffs(정리해고)들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Ben은 친한 친구인데 캐나다에 베이스를 두고 있는 Shopify라는 대기업을 다니는 친구다. 회사를 다닌 지 5년쯤 되었고 엔지니어로써의 입지를 굳힌 친구라 이번 소식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 현재 실리콘밸리의 layoffs가 생각보다 규모가 크고 오래 지속되고 있어서 업계에서도 놀라움과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나도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에 6년이 넘게 근무하였고 회사 임직원들은 layoffs를 감행하지 않겠다고 여러 번 발표했지만 내심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 Amazon이나 Facebook(현 Meta)등의 메가 급 회사에서는 layoffs의 계획이 사전에 언론에 발표되기도 하지만 중소기업들에서는 소리 없이 진행되다가 해당직원들이 이메일 하나 정도를 보내는 것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Layoffs 트렌드

워낙 실리콘밸리 layoffs가 사회의 주목을 받게 되자 트렌드를 정리해 놓은 곳이 많다. 내가 소개하는 자료는 Tech Crunch에서 2023년 5월 5일 자 기사에서 가져온 리스트이다

TechCrunch에서 정리한 2023 5월 공고 - https://techcrunch.com/2023/05/05/tech-industry-layoffs/

좀 더 자세한 리스트는 layoffs.fyi에서 볼 수 있다.  


누가 Layoffs를 통고받았는가?

650 tech companies w/ layoffs ∙
 190,759 employees laid off
2023년 5월 5일 기준

많은 사람들이 분명히 layoffs를 받은 사람들은 일을 못하거나 회사에서 인정받지 못한 사람일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런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실제로 layoffs를 통고받은 사람들이나 매니저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경영진이 메지저에게 통보도 하지 않은 채 layoffs를 수행했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즉 Performance Based라기보다는 한 부서 전체 또는 수익을 잘 내지 못하는 상품을 대상으로 한 layoffs가 대 다수인 것 같다.


가령 Google에서 layoffs를 할 때 수행평가가 낮은 직원 10%를 해고하는 것이 아니라, Google의  Fitbit부서에서 일했던 대다수를 layoffs 한다는 것이다. 계중에는 성과가 좋지 않은 직원도 있지만 수행평가가 좋았고 여러 해 동안 일했던 사람들도 많이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실제로 layoffs 당한 사람들은 실력이 없으니 뽑을 필요가 없다 등의 이야기는 거의 들리지 않고 있다. 거의 모든 실리콘밸리회사가 지금 현재 어느 정도의 경영란이나 자금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에 layoffs를 받아들이고 거기에서 나온 인재들을 어떻게 하면 활용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 가지 주시할 점은 지금 현제 parental leave로 쉬고 있는 사람들이나 long term leave(medical leave, family leave 등)를 받고 있는 사람들도 layoffs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내가 아는 친구는 첫 아이를 출생하고 출산휴가 3주 차에 해고 통보를 받았다.


Layoffs를 통고받은 사람들의 반응

나도 여러 해 전에 정리해고를 당한 적이 있다. 몸과 마음이 편치 않았고 오랫동안 밖에도 나가고 싶지 않았다. 전 직장동료들이 날 찾아주지 않아서 속 상했고 전 직장동료들을 마주칠까 봐 걱정이 돼서 회사 근처엔 가지도 않았다. 가족들 빼고는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었다.


#Layoffs2023의 반응은 그때와는 다르다! 뭐든 공유하고 공개적으로 도움을 청하는 것이 대세다. 이게 바로 실리콘밸리 정신이다. 내 주변의 몇까지 사연을 발췌해 보았다.

LinkedIn에서 발췌한 내 지인의 layoffs 사연
Lyft 전 직원의 사연. LinkedInd은 open to Work이라는 필터를 제공하고 있다.

우선은 본인이 layoffs에 포함되었다고 밝히고 복잡한 본인의 감정을 짧게 서술한 후에 새 직장을 찾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두는 것이 일반적인 layoffs 포스트에 대다수다. 이런 사연이 올라오면 주변에서 적극적으로 취업에 도와주고 여러 가지 다른 도움들도 받을 수 있다. 가령 Recruiter Network에 초대될 수도 있고 구직자들끼리의 정보교환하는 방에도 초대받을 수 있다.



Layoffs에 대한 내 개인적인 생각

짧게나마 #layoffs2023에 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Layoffs는 계속될 것인가?

그럴 것 같다. 2가지 이유 때문이다.

1. 앞으로 미국의 경제가 또 특히 실리콘밸리 투자가 부진한 이상 큰 회사들은 벌렸던 사업들을 수축해 나갈 가능성이 크고 중급 기업들 역시 새로운 사업의 시작을 꺼릴 것이다. 그래서 특히 대기업/중소기업등에서는 layoffs를 적게든 많게든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2. 코로나 3년 동안에 대기업/중소기업들이 너무 무모한 사업 확장을 했었다. 인력을 계획해서 뽑는다기 보다는 우리가 안 뽑으면 다른 회사에서 데려갈 것이니 실력이 있으면 우선 뽑자 그런 식이었다. 그래서 특히 큰 회사들이 자세한 계획 없이 인재를 뽑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layoffs를 통해 실리콘밸리가 2019년 정도의 크기로 돌아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누가 가장  Layoffs에 타격을 크게 받을까?

물론 같은 회사를 수년 다닌 사람들도 많이 최근 layoffs에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아무래도 이제 시작을 한 신입들은 정말 힘들 것 같다. 우선 layoffs를 감행한 회사들은 신입사원공채가 없어지거나 미루어졌기 때문에 한 일 이년 동안은 신입 또는 현재 entry level에 있는 사람들이 가장 영향을 받을 것 같다.


직종 중에는 Recruiter들이 많이 영향을 받았다. 사람을 뽑지 않으니 사람을 찾아서 뽑는 Recruiter 또는 Sourcer들이 가장 많은 타격을 입은 듯하다. Engineer들도 많이 타격을 받았다. 지난 3-4년 동안 engineer들이 대거 실리콘밸리로 영입되었고 적당한 트레이닝이나 기술을 아직 습득하지 못한 채 있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1 - 3 년 정도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 많이 타격을 받았다.


Layoffs는 실리콘밸리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기업 - 기업들은 이번을 교훈 삼아 새로운 상품의 도전이나 사업확장에 조금 더 신중할 것이다. 아무래도 자금이 원활하게 돌지 않고 투자자들도 새로운 투자를 꺼리기 때문이다. 나쁜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업들은 이번 미국의 은행 파산의 여파로 자금을 효율적이고 더 안전하게 관리하는 쪽으로 관심을 더 기울일 것이고 좀 더 긴 "long-term 성장"에 집중할 것이다.

Job Trends - Hiring Freeze 즉 직원 뽑기를 정지하고 있는 회사들이 많아졌다. 이제 한 명이 나가야 한 사람을 뽑는 - 현 직원 숫자를 유지하는 회사들이 당분간은 많을 것이다. 이 말은 아쉽게도 신입사원보다는 경력이 5년 이상 있는 직원들만 뽑는 회사들이 많을 것이라는 예측으로 이어진다. 대체인력을 뽑는데 신입사원을 뽑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재 취업 - 큰 회사들이 layoffs를 하면서 대거의 고급인력들 즉 경력이 많은 인제들이 쏟아져 나왔다. 현재 이렇게 layoffs를 통고받은 경력자들은 아마 직업을 다시 찾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대비적으로 1-3년 정도의 경력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다.

중소기업 - 이런 트렌드가 지속되면 중소기업들은 경력이 많은 인재들을 고용할 수 있으니 좋은 일이 될 수 있다. 전반적인 실리콘밸리의 성장으로 보면 이런 변화는 아주 바람직한 전환점이 될 듯싶다.

직원 편의와 연봉 협상 등 - Layoffs에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들도 매년 해오던 연봉연상이나 직원 혜택에 관한 요구를 예전처럼 강하게 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재취업하는 사람들도 연봉을 예전만큼 요구하기는 힘들 것이다.


Layoffs는 얼마나 계속될 것인가?

앞에서 말했다시피 실리콘밸리의 흥망성쇠는 미국의 경제에 달려있다. S&P500가 고속행진을 하면 실리콘밸리도 자금여건도 좋아진다. 지금 현재 미국금융권의 위기와 높은 이율등은 전체적인 실리콘밸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트렌드가 계속되는 한 실리콘밸리는 성장을 늦출 것이다. 그래서 layoffs는 작은 스케일로라도 2023년에는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


실리콘밸리 이러다 무너지나?

Layoffs의 불안감은 크지만 실리콘밸리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미국 경제에 관해서 많은 긍정적인 전망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걱정스러운 부분은 2개의 큰 미국 은행 파산이 실리콘밸리에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Siilicon Valley Bank(SVB) and First Republic Bank 두 은행이 다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되고 자란 은행들이고 많은 실리콘밸리 자금이 있었던 곳이다. 현재 연방정부가 파산하는 은행들을 구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기는 하지만 미정부가 얼마나 실리콘밸리에 관련된 은행들의 잇따른 자금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가 큰 관건이다.


현 사회에서 IT 또는 Tech은 이제 없을 수 없는 주요 산업이 되었다. 무슨 일이 일어나던,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앱이나 SNS를 등지고 살기는 어려울 것이다. 물론 어떤 앱을 사용하느냐가 바뀌고 새로운 앱이 다른 지역, 다른 나라에서 개발되는 앱으로 대체될 수는 있다. 그러나 실리콘밸리를 완전히 꺾는 일이 일어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실리콘밸리의 흥망성쇠는 또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미정부도 앞장서서 실리콘밸리가를 지키려 할 것이다.


가장 주목할 점은 실리콘밸리가 키워온 Startup정신이다. 몇십 년 동안 실리콘밸리를 성장하게 해 준 Startup정신이 다른 곳으로 금방 옮겨지거나 다른 곳에서 금방 만들기는 힘들 것이다. 자금난 속에서도 아직 많은 새 기업들이 시작을 준비하고 있고 인재들을 뽑고 있는 것을 보면 실리콘밸리가 금방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다.


ChatGTP가 좋은 예이다. 경제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현재 Machine learning engineer, Data engineer 그리고 AI developer 등의 활발한 구인활동이 진행 중이다. 이 분야의 재취업이나 재교육들도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지금 현재 실리콘밸리 취업준비를 하는 사람들에게 하는 조언

솔직히 지금 현재 실리콘밸리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현실은 냉혹하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럴 때일수록 꼭 큰 회사만 들어가려고 하지 말고 천천히 작은 회사부터 시작하라고 말하고 싶다.


실리콘밸리에 찬 바람이 부는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의 고용상태는 아직 튼튼하다. 전 해 대비 소비자물가지수도 안정되는 것으로 보인다.

출처 - https://www.linkedin.com/news/story/job-growth-picks-up-again-in-april-5273161/
출처 - https://www.statista.com/statistics/273418/unadjusted-monthly-inflation-rate-in-the-us/


앞에서 말했든, 작은 회사들 특히  Startup들에겐 지금이 아주 좋은 기회다. 많은 특히 상당한 경력이 있는 고급 인력들이 현재 직업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시작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이런 고급인력들은 지식을 전달하고 배움을 나누는 관점에선 정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겠다. 큰 기업으로 가고 싶더라도 작은 회사에서 실력과 격력을 쌓은 후에 실리콘밸리의 전망이 좋아지면 큰 회사로 이직하는 전략을 추천하고 싶다.


우선 중요한 점은 이런 때 일 수록 flexible 해야 한다는 점이다. 가고 싶은 회사가 있고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더라도 앞날을 생각하고 천천히 준비하는 것을 조언한다.


질문으로 댓글을 달아주시면 성심성의껏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대문사진은 Photo by James Yarema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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