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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der Nov 14. 2023

더디게 오는 무인자동차 시대

실리콘밸리 무인자동차 소식

얼마 전 블로그에서 테슬라를 소유하신 분이 대부분의 운전을 테슬라 자율주행에 맡기고 자신은 유튜브를 보면서 출퇴근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테슬라 자율주행이 그렇게 발전했나?


한국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요즘 미국의 어느 도시에 가도 무분별한 운전자들 때문에 보행자로서 보통 정신을 차리고 다녀야 하는 게 아니다. 빨간불에도 멈추지 않고 달리는 차량, 속도위반 차량, 신호를 받고도 움직이지 않는 차량들을 보면 대부분 휴대폰을 보거나 운전대를 놓고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요즘처럼 사람들이 집중해서 운전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차라리 무인자동차 시대가 빨리 오기를 바라게 된다.

샌프란시스코에서 흔히 보는 크루즈 차량

무인자동차 시대

샌프란시스코에서는 SOMA(South of Market St), 즉 Market St의 서쪽 지역에서 Waymo와 Cruise 차량을 자주 볼 수 있으며, 이 지역에 이들 차량의 집합장소가 있다. 현재 웨이모는 250대의 차량을 운행 중이고, 크루즈는 약 100대 정도를 운행하고 있다. 아마존이 투자한 죽스(Zoox) 차량도 가끔 보인다. 죽스는 약 50대 정도 운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글을 쓰는 현재, 구글의 웨이모만이 실제로 무인 자동차를 운행하고 있는 중이다.


10월 24일 크루즈는 무인자동차 허용권을 박탈당했다. 이 회사의 무인자동차가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사고에 연루되었기 때문이다. 이 사고는 한 여성이 먼저 인간 운전자 차량에 치인 후 크루즈 차량 앞 도로 위로 던져진 상황에서 시작되었다. 참고로 여성을 친 운전자는 뺑소니를 치고 도주했으며, 아직 잡히지 않았다. 크루즈 차량의 센서가 무언가를 감지하고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차량은 결국 여성 보행자를 약 6미터(20피트) 정도 끌고 간 후에야 멈춰 섰다.


이 사건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크루즈가 회사의 차량이 보행자를 끌고 갔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한 불신과 아무래도 무인자동차였기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비난을 피할 수가 없는 상황. 캘리포니아는 크루즈 무인자동차의 운행 중단을 내렸고 언제 운행이 다시 허용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현재 웨이모는 무인자동차 운행을 계속하고 있으며, 크루즈 차량들은 자동운행을 하고 있지만, 운전석에는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감독자, 즉 Supervisor 가 탑승하고 있다


무인자동차의 고난

무인자동차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운행 허가를 받은 지난 1년 동안 많은 언론과의 크고 작은 싸움이 계속되었다. 일부 사람들이 운행을 고의적으로 방해하거나, 비디오를 찍어 공정하지 않게 방송하는 사례가 많았다. 특히 크루즈의 경우, 사고를 일으키지 않았음에도 사고를 일으킨 것처럼 보도하는 경우가 많았다. 인공지능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지만, 모든 것이 거짓이나 과장된 것은 아니다. 아직도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


예를 들어, 내가 자전거를 타고 샌프란시스코에서 무인자동차를 앞을 지날 때, 자동차가 나를 감지했는지 알 수가 없어서 좀 불안하다. 운전자와 눈을 마주치며 상호 이해를 구하는 제스처가 없어서 그렇다. 또 크루즈 차량은 빨간 신호에서 우회전할 때 속도를 높이는 경향이 있어 가끔 놀랄 때가 있다. 또한 크루즈 차량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브레이크를 너무 세게 밟는 것 때문에 승차감이 좋지 않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점들은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인차량을 직접 타 본 사람이나 샌프란시스코에서 몇 년 동안 무인차량을 관찰한 사람들 대부분은 사람이 운전하는 차량보다 무인차량이 더 안전하게 운행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문제는 사람들이 무모하게 운전하거나, 차량으로 무작정 돌진하는 등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할 때 무인자동차가 어떻게 대처하는가 하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 대한 데이터는 더 많은 운행을 통해 축적되고 개선될 수 있지만, 현재 많은 반대 여론으로 인해 개발 속도가 느린 상태다.


아직은 겨울

나는 업계의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에 업계의 미래에 대해 명확히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두 가지 사실을 고려해 볼 때, 무인 자동차 시대의 도래는 생각보다 더딜 수 있다고 본다. 첫째, 현재 투자 자금의 유동성 문제다. 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했어도 필요한 만큼의 대규모 자금이 투입될지 현재로서는 의문이다. 크루즈에 투자하는 GM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현재 운행이 중단된 상황에서 GM이 이전처럼 같은 수준의 투자를 계속할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참고로, 이미 크루즈는 대량의 정리해고를 11월 안으로 하겠다고 발표한 상태이다. 구글이나 아마존이 운영하는 차량들도 현재 크루즈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조심스럽게 운영 계획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현재 앱을 통해 무인자동차를 우버처럼 호출하여 이용할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로 여행을 오시거나 방문하실 계획이 있다면 이 점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대문은 Photo by CC BY-NC-SA Bilde: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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