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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der Feb 13. 2024

경쟁 없이 성공하는 법

검색엔진 빙(Bing)이 경쟁에 나섰다

요즘처럼 경쟁이 치열한 시대에 경쟁 없는 성공이라는 제목에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인가 하실지 모르겠다.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어떻게 보면 우리의 삶은 옆의 사람보다 조금 더 성공하기 또는 더 부자가 되려는 부질없는 몸부림의 연속인 것 같다.


호주, 캐나다, 실리콘밸리등 외국에서 오래 일을 해보니 한국이라는 사회가 더 경쟁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사회처럼 느껴진다. 그나마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아이들을 경쟁이 좀 덜한 다른 나라에 진즉이 보내면 모를까 항상 또래 아이들과 경쟁하고 살아가는데 익숙한 우리의 아이들 마음 한 구석에는 항상 경쟁심이 자리를 잡고 있을 수밖에 없다. 학교를 다니는 내내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과 경쟁하고 취업을 할 때도 경쟁률을 뚫고 입사하고 또 나이를 지긋이 먹은 중년에도 진급 때문에 또는 살아남기 위해 경쟁하는 일은 당연하게 여겨진다.


우리의 이런 경쟁에 대한 심리는 하나의 핵심 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


Zero Sum Game(제로 섬 게임)

1944년 "Theory of Games and Economic Behavior"라는 사회 경제학 책에서 처음으로 소개된 '제로섬 게임'이라는 말은 한마디로 '얻는 놈이 있으면 잃는 놈이 있다'는 철학에 바탕을 둔 사람들의 행동을 지칭하는 용어다. 한마디로 얻는 것, 잃는 것을 다 합치고 나면 제로, 즉 세상은 항상 한정된 것을 가지고 얻거나 잃는 경쟁의 연속이라는 뜻이다.

+2 - 2 = 0

이런 생각을 가지고 살다 보면 우리는 남들을 제치고 내가 이겨야 한다는 사명을 가지고 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런 생각이 지배적인 사회에서는 더욱더 치열한 경쟁을 경험한다. 물론 이런 일들이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또 우리도 경쟁이 심하지만 인도(India)와는 비교가 안되다. 그래도 경쟁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우리에게는 조금 낯설다. 물리에서도 양전자와 음전자가 있고 화학에서도 전자와 원자가 균형을 이루며 세상의 모든 물질의 기본이 된다. 이기는 놈이 있으면 지는 놈이 있고, 얻는 놈이 있음 잃는 놈이 있는 것은 음과 양의 조화처럼 당연한 이치로 여겨진다.


물론 깊게 그리고 넓게 보면 우리 주위에 있는 자원과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기회는 한정되어 보인다. 그러나 우리에게 정말 자원과 기회가 한정되어 있을까? 꼭 경쟁이 필요한가? 요즘처럼 무한정으로 느껴지는 클라우드 컴퓨팅 또는 가늠하기도 어려울 정도의 엄청난 부가 몇 명에게만 돌아가는 사회를 살면서 왜 다수는 경쟁해야 하고 누구는 그러지 않아도 되는지 궁금할 때가 많다.


얼마 전 ChatGPT 4.0 버전을 공짜로 사용할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다가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빙(Bing) 검색 엔진에 4.0를 쓴다는 정보를 듣고 바로 다운로드하였다. 빙은 검색엔진의 경쟁에서 구글을 역시 따라갈 수가 없다. 빙이 조금씩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구글은 91%, 빙은 3.4% 정도가 사용하는 것으로 봐서는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그렇다고 계속해서 구글이 검색엔진 시장에서 1위를 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나도 빙을 다운로드하고 나서부터는 빙을 쓰는 일이 잦아졌다.

인생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돌아갈 몫은 있다.

MicroSoft(MS)

갑자기 경쟁이야기에서 검색엔진으로의 전환이 궁금하신 분들이 있으실 것이다. 요즘 MS사의 주가를 관심 있게 보신 분들은 느끼셨겠지만 MS가 최고의 블루칩으로 다시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것을 최고 경영자인 사티아 나델라의 덕으로 돌리는 이들이 많다. MS는 나델라 취임부터 지난 10여 년간 눈부신 성장을 거두었다. 현시대의 최고 경영자로 여겨지는 나델라의 인생철학이 바로 Non Zero Sum Game이다. 경쟁보다는 다 같이 협력해서 모두가 더 성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계속해서 얻는 놈만 있으면 어떠냐? 인간은 협력과 공동의 발전을 통해 진화했다. 너도 얻고 나도 얻으면서도 성공이 가능하다. 어쩌면 이런 나델라의 인생 철학과 경영 방침이 MS사를 다시 제2의 전성기로 이끌었는지도 모르겠다.


남이 승진하면 나도 곧 하겠지, 남이 돈을 더 받으면 나도 돈 더 받겠지 하는 생각으로 살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을 조직에서 혼자만 할 수는 없다. 조직의 분위기가 또 관리자들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경영을 해야 가능한 일이다.

인생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꼭 그럴 필요가 없다. 실제로 제로섬 게임이라는 용어는 사회학이나 경제학에서 그릇된 생각, 즉 fallacy로 여겨진다. 누구에게나 돌아가고도 한참을 남을 몫이 있다. 왜 우리는 돈 많은 회사가 진급은 5명밖에 안 시키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일까?


우리가 계속 남의 것을 뺏으려 하는 것은 내가 먹지 않으면 남이 가로챌 것이라는 불안과 불신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이런 생각을 좀 줄이고 모두가 더 많은 것을 누리며 살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조직, 단체, 사회의 분위기가 조성되면 개인도 이런 생각의 전환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은근히 빙 검색엔진이 좀 더 사용되기를 바래본다. 구글은 경쟁자가 좀 필요하다.


대문사진은 Photo by Nicolas Hoizey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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