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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der Apr 04. 2024

독일군이 유대인 소년을 잡고...

소년은 커서 노벨 경제학상을 탔습니다

고 데니엘 카네먼은 저명한 사회 경제학 학자로 2002년 노벨 경제과학 상을 탄 사람이다. 며칠 전 9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그의 재미있고 마음이 찡한 어릴 적 일화를 하나 소개하려 한다.


카네먼은 1934 이스라엘에서 태어났지만 그의 부모는 1920년대 초반 프랑스로 이주했다. 그와 그의 가족은 1940년 프랑스가 나치 독일에 의해 점령됐을 때 파리에 있었다. 그가 7살 때 일이다.

데니엘 카네먼(1934 - 2024)
1941년 후반 또는 1942년 초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때는 유태인들은 데이비드의 별을 옷에 달고 다녀야 했고 오후 6시가 넘으면 통행금지 명령에 따라야 했습니다. 나는 어느 날 친구네 놀러 갔다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다가 그만 통행금지 시간을 넘기고 말았습니다. 밤에 집으로 갈 때 유태인인 것을 들킬까 봐 스웨터를 뒤집어 입어서 데이비드의 별을 숨기고 가기로 했습니다. 컴컴한 길을 걷고 있었는데, 독일군 병사가 다가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곧 그가 나를 불렀고 나는 긴장된 마음으로 그의 앞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갔습니다. 혹시 그가 내 스웨터 안에 있는 별을 발견하지 않을까 정말 무서웠습니다.

나치 유니폼을 입은 병사는 갑자기 나를 번쩍 들어 올렸습니다. 그리고 무서워서 숨을 죽이고 있는 나를 꼭 안아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감정적인 목소리로 나에게 알아들을 수 없는 독일어로 뭐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지갑을 열어 한 소년의 사진을 보여주며 돈까지 쥐어줬습니다.


그 독일군은 집에 혼자 있던 자신의 아들이 그리웠나 보다. 아들과 비슷한 나이의 소년이 밤길을 혼자 걷고 있으니 자신의 아들처럼 측은한 생각이 들었고 한번 번쩍 들어서 안아줬던 모양이다. 그리고는 돈까지 챙겨주고 집으로 가라고 재촉했다.


이 이야기는 카네먼이 2002년 노벨상을 탄 소감으로 한 이야기다. 이 일이 있고 나서 그의 어머니가 항상 해준 말 - 사람들은 끝없이 복잡하고 흥미롭다는 것을 믿게 되었다고 한다.


이 때문일까? 카네먼의 가장 큰 업적은 바로 인간의 행동이 생각처럼 단순하고 획일적이지 않다는 행동 경제학의 지침이 되는 많은 이론을 적립한 것이다.


어제는 이스라엘이 가자(Gaza)의 난민 구호기관인 World Central Kitchen (WCK)를 타깃으로 공습해서 7명을 사살했다는 보도가 미국을 흔들었다. 사살된 사람들은  전부가 NGO 소속 외국인 직원들이다. 이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민간인 공격뿐만 아니라 국제기구들까지 공격하고 있다.


이 소식을 듣고 갑자기 이스라엘 출신 카네먼의 일화가 한번 더 떠올랐다.


대문은 Photo by Egor Myznik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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