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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빽지 Oct 15. 2023

저스트 두 잇.

생각의 함정 두 번째

저는 생각이 많은 편입니다. 멍 때리는 것처럼 보여도 매번 머릿속에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떤 일을 추진하기 전에 머릿속으로 예열을 많이 합니다. 제 오른팔에 레터링이 있습니다만 실제로 하기까지 2년 동안 고민했습니다. 비교적 최근에 시작한 디자인 공부도 1년이 걸렸습니다. 일본어는 시작하기까지 6개월이 걸렸습니다.


좀 더 일상적인 것으로 말하자면 홈트레이닝, 일본어 공부, 디자인 공부, 책 읽기란 하루 루틴이 있습니다. 하루 전부터 홈트는 오전에 하고 책은 이동하면서 읽고 디자인 공부와 일본어 공부는 집에 와서 1시간씩 하자라는 계획을 짭니다. 하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죠.


근데 제가 저 루틴을 매일 지킬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생각만 하고 귀찮아서 안 하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일부만 하는 경우도 허다하죠.


왜 이렇게 추진력이 없을까? 실행력이 떨어질까? 생각해 봤습니다. 결론은 '생각을 너무 많이 한다.'였습니다.


생각을 너무 많이 하니까 마치 그 일을 실제로 한 것처럼 에너지가 소모되는 것이죠. 이미 홈트는 머릿속에서 5세트가 끝나있고 책은 수십 페이지를 넘겼으며 일본어와 디자인 공부는 영상을 10개는 본 것처럼 에너지가 소모되어 실제로 해야 할 때 에너지가 없더군요. 일을 할 때도 생각을 너무 많이 한 나머지 내일로 미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각의 힘으로 두뇌를 운동시키는 것까진 좋았으나, 두뇌가 지쳐버리니 몸에 명령을 내리지 못하게 됩니다. 생각에도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정확히 말을 알게 되었습니다.


과거 김연아 님이 훈련 중에 어느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무슨 생각하면서 스트레칭을 하세요?"

-"무슨 생각을 해요... 그냥 하는 거지"


우문현답입니다.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그냥 해야 합니다. 머릿속으로 계획이란 생각을 하다 뇌를 지치게 만들고 스트레스받게 하면 오히려 안 좋은 생각이 가중되고 중첩되어 보기보다 나쁜 결과를 야기할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생각 자체가 결코 나쁜 것은 아니지만 지나치면 생각 또한 병이 됩니다. 주어진 일이 생긴다면 일단 발은 들여놓고 생각을 하는 쪽으로 저 자신 또한 바꿔야겠습니다. 이걸 언제 하지란 식의 불평은 주변에 부정적 흐름만 발생시키고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더군요.


저스트 두 잇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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