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잘 나갔던 당신의 이유 있는 착각
이 영화는 자존감에 대한 영화입니다.
멕시코 출신의 ‘알레한드로 G. 이냐리투’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버드맨>은 슈퍼 히어로 '버드맨'으로 톱스타의 인기를 누렸던 할리우드 배우 '리건 톰슨'이 예전의 꿈과 명성을 되찾기 위해 브로드웨이에 도전하는 이야기로 브로드웨이와 할리우드, SNS에 대한 풍자와 신랄한 비판, 거기에 끊임없는 코미디 요소까지 완벽하게 조화된 각본은 이미 <골든글로브 각본상>을 수상하며 그 완벽함을 인정받은 바 있습니다.
영화 전체를 롱테이크 형식으로 구성하여 놀라운 연출과 촬영 스킬을 보여줍니다. 편집점을 노출시키지 않는 것은 주인공의 생각의 고리를 이어 나가기 위해 연출한 것 같습니다.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집중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마치 주인공 옆에서 속삭이는 그 '목소리'가 내가 하는 말처럼 느껴집니다. 처음에는 조금 혼란스러웠습니다. 아무런 정보 없이 영화를 보기 시작해서 첫 장면에서 주인공이 왜 공중에 떠 있는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이 혼자 있을 때 들리는 목소리도 뭔지 몰랐습니다. 롱테이크 방식은 마치 시간의 흐름과 영화의 흐름이 같이 가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만듭니다.
배우 한 명 한 명의 연기가 모두 훌륭합니다. 에드워드 노튼은 주인공 못지않은 매력을 발산합니다. 연기의 균형이 잘 맞아 연출가의 능력을 칭찬하고 싶네요. 자존감을 잃어가는 주인공은 인간의 존재 이유를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무엇을 위하여 살고 있는가.
영화가 진행될수록 인간의 본질에 대한 원초적인 물음을 갖게 합니다. 스스로 자존감을 유지하기 위해 딸과의 관계, 친구와의 우정, 전 부인과의 관계, 배우와의 관계 등 모든 인간관계를 일종의 수단으로 취급하며 갈등은 절정으로 치닫습니다.
CG를 사용한 장면이 상당히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나 인기가 식어가는 노역의 슬픔도 같이 묻어납니다. 한국사회에 정년을 맞이한 우리네 아버지들이 떠오릅니다.
주인공 상상 속에 있는 버드맨의 능력과 주인공의 현실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보여주지만 후반에 갈수록 관객들은 경계를 구분할 수 있게 됩니다. 영화과 주인공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 그에게 연민마저 느끼게 됩니다.
미국 L.A에서 진행된 '제87회 아카데미 영화제' 시상식에서 <버드맨>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촬영상 등 주요 4개 부문을 휩쓸었습니다.
아카데미의 결과가 납득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