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리오: 암살자들의 도시>

가만히 있는 나를 왜 경험하게 만드냐

by 글쓰는 백구

영화 시카리오 : 암살자들의 도시를 봤습니다. 네이버 영화에서 이 영화에 대한 댓글들을 보고 난 후, 영화를 보러 갔는데요. 호불호가 극명하여 더욱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실제로 보고 호불호의 실체(?)를 알았습니다. 범죄 스릴러 영화지만 상당히 정적입니다. 시종일관 긴장감이 끊기지 않는 류승완 감독의 영화 '베테랑'이 취향에 맞는 분이라면 이 영화는 지루하게 느껴지겠더군요. 그러나 어떤 분들에게는 동적인 영화입니다. 몰입하는 순간 영화 속으로 빨려들어갑니다.


같은 시기 개봉한 '내부자들'과 비교해보면 사실 이 영화가 더 기술적으로 훌륭하고 스토리도 완성도가 높습니다. 영화 '내부자들'은 의도가 눈에 보이는 자극적인 장면들의 나열 같은 느낌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시각적 긴장감을 만들기에 손쉽습니다.


영화 <시카리오>에 대한 평론가들의 의견이나 기사들을 보면 모두 극찬이지만, 대중들은 외면했네요. 앞으로의 범죄 스릴러의 트렌드가 될 거라고 예측하는 기사도 있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현실감이 굉장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세계적인 촬영감독 로저 디킨스의 능력이라고 생각됩니다. 카메라의 움직임이 인간 시선의 움직임과 아주 흡사하다고 해야 할까요. 이 점은 영화를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게 만들어줍니다.


고가도로 밑에 시체들이 걸려있는 것을 에밀리 브런트가 차 안에서 보는 장면이 있습니다. '장면의 긴장감'을 극대화하고 '적들의 잔인함'을 드러내고자 했다면, 그 시체들을 클로즈업했을 겁니다. 지금까지의 상업영화들이 많이 해왔던 방법입니다. 그러나 영화는 에밀리의 시선과 같은 거리에서 멀리서 관조하듯이 시체들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에밀리의 표정에 카메라는 집중하네요.


영화는 총격전의 규모나 액션보다는 그것을 지켜보고 참여하는 주인공의 심리에 더욱 집중합니다. 어쩌면 범죄 스릴러보다는 한 사람이 겪은 경험을 수필 같이 드러낸 영화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드니 빌뇌브 감독의 연출 또한 훌륭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하지만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 출연했던 에밀리 브런트 외 배우들(베네치오 델 토로, 조시 브롤린)이 한국의 관객들에게 친근하지 않습니다. 한 네티즌의 '아는 배우가 안 나와요'라는 댓글도 봤습니다.


지금까지 봐온 전쟁영화나 범죄영화와 같은 볼거리 많은 액션을 기대하고 갔다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영화에 몰입이 되었다면, 엄청난 경험을 안겨주는 영화가 됩니다. 여러 번 보며 씹어먹을거리가 많은 훌륭한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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