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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나는 백구
Apr 03. 2024
봄인가 보다 하고 한강에 나서니 이제 막 대학에 입학한 것 같은 학생들이 여기저기 모여 있다. 요즘 모임을 학교 앞 술집이 아니라 이렇게 한강에서 하나보다. 모두들 과잠을 입고 있다. 학교 이름이 등위에서 선명하게 보인다. 고려대, 이화여대, 건국대, 세종대 등등이 보인다. 건대와 세종대는 뚝섬 한강 시민공원 근처라지만 고대생과 이대생은 멀리도 온 것 같다. 과잠을 입고 말이다.
식당에 들어가 늦은 저녁을 먹어본다. 한편에서 웃음소리가 들린다.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 데시벨이다. 그렇다 아주 오래전에 학교 다닐 때 과 친구들이 술 한잔 마시고 별 거 아닌 소리를 해 대면서 웃고 지내던 시절에 들었던 소리다.
맞다! 나도 저렇게 남 눈치 안 보고 큰 소리로 웃으며 얘기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좀 웃어보려 해도 남들이 뭐라 생각할까 먼저 눈치부터 본다. 웃는 것도 맘대로 하지 못하는 건 남 탓이 아니라 오롯이 내 탓이지만, 그래도 좀 억울하기는 하다.
벚꽃이 활짝 피었길래 가로등 밑에서 빛을 받으면서 사진을 찍다 보니 다들 카메라를 들고 있다. 허허... 대학생들은 하나도 없고 등산복 입은 아주머니 아저씨들 뿐이다. 사진을 찍는 사람은. 난 얼른 카메라를 내렸다. 등산복을 입지 않고서는 도저히 사진을 찍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조만간 나도 등산복을 입고 평일에 산에 놀러나 가볼까 하는데. 수업시간이다. 저녁에 날 기다리는 아이들이 있으니, 상념은 여기서 그만!
오늘 하루도 즐거웠다. ~ 라고 할 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