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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전환점

분명 뭔가가 기다리고 있는 것 같은데~

by 하늘을 나는 백구

최근 재수종합반 학원이 구조 조정 중이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곳들이 직원과 강사를 권고사직 내지는 재임용 탈락 등을 이유로 잘라내고 있다. 물론 내가 있는 종로학원도 예외는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시*인* 학원도 뭐 그리 여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들리는 얘기로는 등록하는 아이들만큼 퇴원생이 발생하여 매출이 예전만 못하다는 소리도 있다. 물론 정확하게 확인된 얘기는 아니다. 그만큼 먹고살기 힘들어졌다는 말이다. 자녀들 교육비를 줄이는 정도에 오면 경기는 최악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독자들이 알고 있는 대형 학원은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 구조조정 중이다.

어제자로 근무 중인 회사의 분원장 4명이 동시에 권고사직을 당(?)했다는 소리를 들었다. 이제 남은 건 나머지 직원과 강사들의 구조조정일게다. 참 이상한 게 모두들 나는 아닐 거라는 생각을 한다는 점이다. 내가 보기에는 모두들 구조조정 대상자에 해당하는데도 말이다.

누구는 쉬는 시간이건 점심시간이건 간에 교무실에서 대놓고 거의 드러누워서 눈에 안대를 한 채 잠을 잔다.
누구는 강의 평가가 몹시 안 좋다.
누구는 뭐가 문제고, 누구는 뭐가 이렇다던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닐 거라는 자신감은 어디서 온 건지 참으로 모를 일이다. 사실 지난해부터 정규직 직원으로 채용된 상태로 근무 중이라서 다들 신분 보장이 된다고 생각하나 보다. 하지만, 그게 어디 자기들 뜻대로 될 일인가. 난 여태껏 수많은 학원이 폐원되는 것은 몸소 체험하고 본 사람으로 그들의 생각이 안쓰러울 뿐이다.

더불어 서서히 나 자신의 미래에 대한 고민도 시작되고 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는 기대감과 희망이 자꾸 아침저녁으로 내 곁을 맴돈다는 것이다. 뭐 어차피 겪을 일이라면 기분 좋은 희망을 담보로 뭔가 시도하는 게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오늘도 뭔가를 끄적여본다. 이게 나중에 뭐가 될지는 몰라도. 그리고 또 뭐가 안 되면 또 어떻단 말인가 하는 생각도 하면서.

9월의 출발을 앞에 두고 아직도 무더운 사무실에서 에어컨을 힘차게 돌리면서 새로운 희망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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