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 또는 '성찰'하기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는 일은 늘 기분 좋은 경험이다. 부모에게 사랑받는 자녀, 아내에게 사랑받는 남편, 시부모에게 사랑받는 며느리, 선생님에게 사랑받는 학생...... 모두들 긍정적인 에너지를 만들어 준다. 만일, 직장 생활이라면 '사랑'이라는 낱말이 다소 쑥스러울 수 있으니, '믿음'으로 바꿔도 좋을 듯하다.
상사에게 '믿음'을 받는 직원, 다른 직원들이 '믿는' 동료, 직원들이 '믿고' 따르는 리더.
이런 조직이라면 항상 활기 넘치는 모습을 보이리라 확신하지만, 현실은 늘 확신을 의심으로 바꾸지 않던가.
과거 내가 왜 학교를 그만두고 학원에 나왔는지를 잊고 살았던 적이 있었다. 그러다 가끔 학교가 그리워지기도 했다. 최근 우연한 기회에 학교일을 돕게 되었고, 의욕 넘치는 일들을 적극적으로 해 보면서도 힘든 줄 몰랐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니 예전 교사일 때도 이런 느낌이 있었다는 기억이 떠올랐다. 아니나 다를까. 그리고 왜 교사를 그만두게 되었는지도 생각이 나 버렸다.
답답하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나 신뢰는 없다.
글쎄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것 같지도 않다.
그랬다. 그래서 학원 생활을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학원은 또 다른 직장 생활이란 걸 그때는 몰랐다.
학원은 겉으로는 세련되고 효율적인 집단 같지만 여기도 다른 곳 못지않게 '카르텔'과 '인맥'이 판치고 있었을뿐더러, 오히려 아이들에 대한 '사랑'은 '돈'으로 바뀌어버린 곳이었다.
이런 곳에서 교사처럼 살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학교에서는 강사 같다는 말을 들었는데, 학원에서는 교사 같다는 말을 들으니 도대체 나의 정체성이란 뭐란 말인가?
그러므로 나는 오늘도 또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갖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