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학 독해 연습 파일(27)
이 글은 수능 비문학 독서 지문 공부를 위해 연습용으로 만들었습니다. 지문의 내용을 읽고, 가볍게 문제를 풀도록 구성되었습니다.
글씨는 문자를 매개로 하는 조형 예술이다. 이 말은 예술로서 성립되는 미적 요인과 함께 글씨만이 지니는 숙명적 특질이 있다는 뜻이다. 글씨는 다른 미술에 비해 추상적 부호로써 의미를 전달하는 실용적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조형 예술의 범위에 포함시켜 다루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나타내는 사람들이 있다. 또한 다른 예술에 대해서는 관용적으로 감상하는 사람들조차 글씨에 대해서는 다른 입장을 보이기도 한다. 이것은 글씨가 문자를 매개로 하며, 늘상 가까이하는 것이기 때문에 생기는 선입관이다.
글씨는 점획이란 형태와 필선이란 질량으로 이루어진다. 그 가운데 필선의 질량, 곧 선질(線質)은 글씨의 두드러진 특성이자 글씨 감상의 궁극적 대상이기도 하다. 선질은 글씨의 표정과 분위기를 이루는 주된 요소로서 붓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다시 말하여 필선은 점획에 생명력(生命力)과 미감(美感)을 불어 넣는 역할을 한다는 말이다.
옛 서예가들은 점획을 신체에 비유하여 골(骨), 근(筋), 육(肉), 혈(血)로 논하곤 하였다. 곧 점획에는 뼈대가 튼튼하게 갖추어져야 하고, 그 뼈대를 탄력있게 이어주는 근육이 있어야 하며, 뼈대와 근육을 보호하는 살이 덮어야 하고, 이 모든 것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피가 원활하게 통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글씨는 그림처럼 구체적 형상을 표현하는 조형 예술은 아니지만 문자를 다양하게 구성하는 조형적 성격을 가지므로 근본적인 필법에 있어서는 상통하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글씨는 한 번 쓰면 다시 돌이킬 수 없는 특성이 있다. 그림에서는 여러 번의 붓질로 형상을 묘사하기도 하고 시간이 지난 뒤에 붓질을 더하기도 한다. 그러나 글씨에서는 가필(加筆)이나 보획(補劃) 등의 행위를 꺼리는 전통이 있다. 가필이나 보획을 하면 당장에는 글씨가 나아진 듯하지만, 먹물이 마른 뒤에는 그 자취가 남아 결국 글씨의 분위기를 그르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는 처음 썼을 때의 먹물 농도, 운필의 속도, 종이에 가해진 붓의 압력(壓力) 등이 결코 똑같이 재현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가능하지도 않겠지만 처음 썼을 때에 지녔던 제작자의 심리 상태까지 똑같이 재현될 수는 없다. 심리 상태를 자연스럽고 뚜렷하게 표출한 글씨는 가치 있게 평가되며, 그런 글씨에서 여러 가지 미적 요소를 풍부하게 감상할 수 있다.
본래 서예는 실용적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본래 목적이 사라진 현대 사회에서도 굳이 서예를 배우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학원 등에서 서예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서예가 지닌 예술적 특성의 매력에 푹 빠져 있는 것이다.
다음 그림을 보고 물음에 답하시오.
1(O) 2(O) 3(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