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 생명력과 공동체 시학
바윗돌처럼 꽁꽁 얼어붙었던 대지를 뚫고 솟아오른,
저 애잔한 달래꽃의 긴긴 역사라거나,
그 막아 낼 수 없는 위대한 힘이라거나…
‘달래꽃’은 작고 초라해 보이지만,
혹독한 땅을 뚫고 피어나는 끈질긴 생명력의 상징입니다.
시인은 이 꽃에 우리 민족의 역사,
그리고 공동체를 이끄는 보이지 않는 ‘마음’의 힘을 투영시킵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벼’는 자연의 순리를 따르며
묵묵히 자라고, 끝내는 겸손하게 숙이는 존재입니다.
이성부는 이 시를 통해
성숙한 민중의 태도,
그리고 공동체의 양식을 책임지는 존재로서의 삶을 그립니다.
풀은 눕고 눕고 눕다가 다시 일어난다.
‘풀’은 폭력과 억압에 짓눌리면서도
결국 다시 일어나는 존재입니다.
이 시에서 풀은 저항하는 민중,
굴하지 않는 자유의지를 상징하며
강인하면서도 고요한 정신적 기개를 드러냅니다.
풀처럼 눕고, 벼처럼 익고, 달래꽃처럼 피어난다.
작지만 꺾이지 않는 것들이 역사를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