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벌거나 사업을 하거나
사업은 순조로워 보였다. 적어도 K가 놈들이 불어넣는 헛바람에 흔들리기 전까지는. 번지르하게 차려입은 세무사와 변호사가 한 팀을 이뤄 사기를 친다고 누가 믿었겠나. 그런데 K처럼 강의만 열심히 해서 돈을 번 사람의 주머니에서 돈을 뺏기란 그들에게 너무도 쉬운 일이었다.
우선 회사를 상장시키겠노라는 바람을 넣었다. 회사를 우회상장하기 위해서 이미 상장되어 있는 회사를 사면 된다고 했다. **시스템이라는 회사를 인수하기 위해서 현금 180억이 필요하단다. 그런데 이 돈은 일본을 통해 들어오는 자본을 빌려 메울 수 있고, 증권사가 중계까지 해 준단다. 따라서 현재 필요한 돈은 계약금 10억과 증권사에 있는 주식 매매대금 30억이면 된단다. 그 정도 돈은 늘 K의 통장에 있을 때였다. 덜컥 계약을 하고 나서 문제가 생겼다. 들어오기로 한 일본 자금이 들어오지 않았다. 계약금은 넣었지만 잔금을 넣어야 하는데 이걸 못 넣고 있으니 계약 위반이 된 셈이다. 결국 **시스템에서 계약금은 본인들이 갖고 위약금 소송을 걸어왔다. K는 늘 자신이 생각한 대로 세상이 움직일 것으로 생각했다. 이건 분명히 증권사에서 중계를 잘못한 것이니 중간에 원만하게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사실 증권사는 그동안 손해를 보면서 처리하지 못하던 **시스템 주식을 비싼 값에 K가 운영하는 회사에 넘겨버린 것이다. 결국 소송은 진행되었고, K는 소송에서 지고 말았다. 계약금 10억과 증권사에서 매입한 해당 회사 증권 매입금 30억 말고도 추가로 위약금 30억을 내야 할 판이다. 계약금의 3배를 위약금으로 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K가 운영 중인 회사는 K**투자 전문회사의 지분이 30%나 있었다. 그리고 경영을 방만하게 한 일을 문제 삼아 이사회를 열어 K를 대표이사에서 해임하고 말았다. 다시 K와 K**투자 전문회사의 기나긴 소송이 시작되었다.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었다. 이 일로 늘 이익을 내던 종합반 학원과 단과 학원, 온라인 사이트를 타 회사에 매각하기에 이르렀다. 3년이 흘렀고, K는 준 변호사가 되어 있었다. 한 번에 진행되는 소송만 해도 5개가 넘었다.
변호사와 세무사, 그리고 바지 사장이 한 팀이 되어 사기를 쳤다는 걸 알기까지 꼬박 3년이 흐른 것이다. K는 이제 그 변호사와 세무사, 바지 사장과도 소송을 벌이게 되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더 큰 문제가 발생을 하게 되었다. 그가 몇 년 전 K에게 평가원 출제진을 소개했던 것이 결국 문제를 불러왔다. 그동안 K는 평가원 출제진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로비를 했으며, 그 결과 모의 평가 등을 출제하고 퇴소한 뒤 뒷이야기 들을 술자리에서 들을 수 있었던 것이다. K는 들은 이야기를 정리하여 모의평가 직전 수업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그 화려한 입담을 무기로 풀어냈었다. 그런데 사기를 치던 그들과 등을 돌리고 나서 K가 했던 모든 일이 약점이 되어 K의 발목을 잡게 된 것이다.
사업을 하지 말고 돈을 벌었어야 했어.
그가 당시 일을 떠올릴 때마다 말버릇처럼 중얼거리는 말이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