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군인 열차
하바롭스크 역을 지난 열차는
빡빡머리 청년들로 가득 찼다.
어려 보여 학생인 줄 알았는데,
29-21세 사이 청년들로
1년의 군 복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했다.
나이키 티셔츠를 입고 있던 친구가
그 위에 나이키 후드티를 입는다.
나이키가 써진 모자를 쓰고
나이키가 써진 가방을 멘다.
그 옆엔 아디다스 티셔츠와
바지 차림을 한 청년이 앉아있다.
군대에서 지급해주는 옷이냐고 물었더니 패션이란다.
우리나라에서 노스페이스 패딩이 유행했던 것처럼,
러시아에서는 아디다스와 나이키 열풍이 불고 있었다.
마침 난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뿌듯했다.
그들과 접점을 찾은 느낌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