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만남의 기약은 우리들의 완전한 이별을 위해 필요하다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다시 만나기 위한 약속일 거야
함께했던 시간은 이젠 추억으로 남기고
서로 가야 할 길 찾아서 떠나야 해요
-015B-이젠 안녕 중 가사-
고등학교 졸업식날 반친구들끼리 이 노래를 듣고 함께 꼭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곤 했었다. 보통 이 노래를 듣고 난 다음의 만날 날은 한참 시간이 지난 후였다. 짧으면 1년, 길게는 5년~10년. 그것도 친구의 결혼식이나 친구부모님의 장례식장과 같은 상경사와 같은 곳에서 봤다.
오랜 기간 동안 입원을 해서 정이 들었던 환자들도 그랬다. 가족보다 더 자주 봤었던 그들이었어서 그런지, 개인적으로도 떠나보내는 것이 아쉬웠던 적이 많았다. 병이 호전되어 퇴원하는 것이 우리들의 목표였는데 어느새 함께 그 목표를 달성하다 보니 정만 남아있었다.
"다음에 봐요. 또다시 볼 수 있겠죠?"
"다시는 오시지 마세요~ 아프면 안 되잖아요"
이것이 우리들의 늘 같은 대화패턴이었다.
어쩌면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는 날을 기약하는 것은, 이별을 덜 아프고 덜 아쉽게 견디기 위한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설령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을지라도, 이별은 헤어지는 그 순간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천천히 이루어지는 것이니까.
14살,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하나님께 매일같이 빌었었다. "엄마를 다음에 다시 만날 수 있도록 해주세요." 그런 기적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다음이라는 희망마저 없었다면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엄마와의 이별은 돌아가신 당시가 아닌 천천히, 아주 천천히 지금까지 이루어지고 있다. 마무리가 되기 전까지는 우리는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란 마법적인 믿음을 갖는 것은 꼭 필요하다.
엄마를 다시 볼 수 없음을 알면서도 내일 꼭 볼 수 있을 거라 기도하는 아이에게 굳이 지금은 진실을 말하지 않아도 된다. 때로는 '그래 만날 수 있을 거야' 하며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다. 다시 만나기 위한 약속일 거다. 다음 만남의 기약은 우리들의 완전한 이별을 위해 필요하다.